▲ 덕적도로 가는 페리, 2010년.

1347년 유럽에서는 인류가 겪지 못했던 전대미문의 `전염병'이 출몰해 당시 유럽 인구의 약 1/3이 사망했다. 오한과 발열, 두통을 수반한 이 전염병은 피부가 검게 변하면서 사망하는 끔찍한 증상으로 `흑사병'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14세기 유럽을 휩쓴 흑사병은 인류의 삶에 있어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왔다. 사람들은 기도보다 전염병의 전파를 막기 위한 백신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만 해도 아직 페니실린이 개발되기 전이라 장미 가시에 찔리기만 해도 유서를 써야 할 정도로 인류는 병에 매우 취약했다.

흑사병 이후 피폐해진 농노들은 농촌을 버리고 떠났다. 이는 중세 봉건사회가 몰락하는 계기가 되었다. 전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검역 및 여행증명서 발급이 시작되면서 중앙집권적인 행정력이 필요해졌기 때문에 왕권과 정부의 힘은 강화되었다.

이제 우리는 코로나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야 한다. 디지털 혁명을 기반으로 한 원격 강의인 홈스쿨링, 대면하지 않는 전자상거래 등이 일상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사람들은 좁고 밀집된 실내에서 벗어나 청정한 자연 속으로 나와 여가를 보내려는 경향을 더욱더 희구할 것이다.

인천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코로나로부터 잘 지켜온 청정 지역 옹진군의 섬으로 쉼 없이 쏟아져 나올 관광객과 방문객들을 어떻게 맞이할지 대비해야 한다. 청정한 자연환경을 활용한 자연치유 프로그램과 먹거리를 적극 개발하고, 단체보다는 소규모 방문객을 맞이할 숙소와 여행 루트를 재정비해야 한다.

침체된 인천의 관광을 보다 활성화하기 위한 코로나 출구전략을 그 어느 때보다 미리 준비해야 한다. 인천만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지금 바로 준비하자.

/포토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