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8000억원에 이르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조성과 관련해 용인시와 안성시 간 갈등이 여전하다.

용인 반도체 산단은 민간 개발방식으로 2024년까지 1조7904억원을 들여 용인시 원삼면 일원 448만4075㎡에 조성될 예정이다. 이곳에 SK하이닉스가 2025년부터 12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D램 생산과 차세대 메모리 생산기지를 구축해 가동할 계획이다. 문제는 이 산단에서 발생하는 오·폐수(1일 평균 61만6725t) 중 37만t이 인근 한천으로 방류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사업부지와 인접한 한천은 용인시 원삼면에서 안성시 고삼면으로 흘러 고삼저수지와 안성천으로 연결돼 있으며, 고삼저수지는 1500만t을 담수해서 3300만㎡의 농경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안성시는 친환경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해 반대하고 있다.

지난 22일 안성맞춤아트홀에서 열린공청회에 참석한 안성시민들은 한 목소리로 “혜택은 용인에서 보고 폐해는 안성에서 보라는 건 상식 밖의 이야기”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최근 취임한 김보라 안성시장도 “SK하이닉스는 인허가 권한이 있는 용인시와 먼저 해결을 봐야 한다. 시는 시민과 뜻을 함께하며, 방류수 처리대책 없이 기업을 유치한 용인시는 원점에서 이번 사안을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 측은 “고도산화 처리하는 공공폐수처리시설 공정을 추가해 방류수질을 강화하고 하류 수생생태계 영향 및 박무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열교환기 설치 등 최적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고삼저수지와 한천에 대한 재해영향검토에서 오·폐수가 유입될 경우에도 영향이 미미하다고 발표해 안성시민들의 빈축을 샀다.

각종 개발사업 추진은 환경문제와 충돌한다. 개발과 환경 간의 충돌은 정부는 물론 국민도 어느 한 편의 손을 들어주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계획적이지 않고 전문적 조사가 사전에 이뤄지지 않은 개발이 환경보다 우선될 수 없다. 용인시와 SK하이닉스가 용인 반도체 산단 조성을 이루려면 환경과 개발의 조화개념인 `지속 가능한 개발'의 논리를 다시 새겨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