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화읍 방역.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인천시 강화군의 ‘선제적 대응’과 ‘군민 공동체의 힘’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강화군은 60세 이상 노령인구가 전체 인구의 43%를 차지할 만큼 전국에서 손꼽히는 초고령 지역이다.

바이러스가 유입될 경우 그 어느 지역보다 치명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군은 사태 초기부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해 대형 산불과 태풍, 아프리카 돼지열병까지 연이은 재난 극복 경험을 바탕으로 재난 위기관리 능력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된 2월 초_강화군은 일찌감치 보건소에 이동식 X-ray, 음압기와 에어텐트 등을 갖춘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24시간 비상방역체계 운영에 돌입하는 선제적 예방 조치를 취했다. 발생 가능 사례 등 상황별 ‘감염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전 군민에게 배포하기 시작했다.

정보를 전달하는 주요 채널로 가장 대중적이고 간편한 SNS ‘카카오톡’을 활용해 큰 호응을 얻었다.

군민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확진자 및 방역 현황, 마스크 수급 상황 등 가장 필요로 하는 정보와 함께 유언비어나 가짜뉴스에는 감지 즉시 실시간 정보를 제공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대규모 감염이 시작되던 2월 중순_군은 위기경보 ‘심각 단계’에 준하는 강력한 대응 조치에 들어갔다.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심각 단계’ 격상을 발표한 23일보다 발 빠른 대처였다._

경로당을 비롯한 문화·체육·관광 등 모든 공공 다중집합시설 운영을 중지하고 종교행사 등 민간 모임의 자제를 권고했다.
 

특히 3월13일부터는 군의 관문인 강화대교와 초지대교를 통해 들어오는 모든 차량의 탑승자에 대해 발열검사를 실시하는 ‘특단조치’를 발표했다.

대교 입구에 간이검역소를 설치해 발열검사에 들어갔고, 체온이 37.5도를 넘을 경우 선별진료소를 통해 별도의 조치를 받게 했다.

당시 군은 코로나 청정지역이라는 인식에 따른 관광객 급증으로 군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돼 있었기 때문에 방역 수위 강화를 위한 보다 강력한 대응 조치가 절실했다.

군민 86.9%가 적극 지지한 발열검사는 40여일만인 지난 25일 중단했다.

강화 최대 축제인 ‘고려산 진달래 축제’와 ‘북문 벚꽃길 행사’도 전격 취소했고, 고려산 등산로와 북문 벚꽃길 입구를 봉쇄하는 고강도 대책도 이어졌다.


위기에 맞선 ‘군민들의 결속’도 빛났다. 셀 수 없이 많은 기관과 단체, 민간 사업체들이 3억3000여만원의 성금을 기탁하는 등 공동체의 저력을 보여줬다.

취약계층에게 물품을 직접 지원하기도 하고, 현장에서 발로 뛰는 공무원들을 응원한다며 간식을 보내오는 군민들도 줄을 이었다.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발열검사에 참여해 교통 유도, 방역물품 배달 등을 지원했다. 읍·면에서는 자율방역단을 조직해 자체방역에 나섰으며 필터 교체형 면 마스크를 제작해 취약계층에 기부하는 봉사자들도 넘쳐났다.

지역경제 활력을 위한 군의 선제적 시책도 주목받고 있다.

군은 관내 거주 소상인을 위해 임차료를 월 50만원 이하, 3개월분 최대 15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관련 조례를 개정해 시행하는 전국 최초 사례로 현재 1차분 1399명을 대상으로 12억원 지원을 완료했다.

이밖에 공공기관의 구내식당 폐쇄, 공공사업 조기 발주, 지방세 신고·납부기한 연장, 강화군장학관 사용료 50% 감면 등도 시행 중이다.

유천호 군수는 “자원봉사자들과 군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응원과 염원에 반드시 보답하겠다”면서 “작금의 위기를 신속하고 적극적인 정책으로 반드시 극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왕수봉 기자 8989ki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