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의 사실 여부가 여전히 안갯속에 가려져 있어 여러 설이 난무하고 있다.

 

미국 CNN방송이 지난 20일 김 위원장이 심장 수술 후 심각한 위험에 빠진 상태라는 정보를 미국 정부가 주시하고 있다는 보도를 통해 촉발된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은 국내 언론뿐만 아니라 중국과 미국 등 해외 언론매체에서도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은 김 위원장이 지난 11일 평양에서 열린 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는 장면을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어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은 김일성 주석 생일인 지난 15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김 주석 생일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은 것은 집권 후 처음 있는 일이다. 또한 인민군 창건 88주년 기념일인 25일 전날에도 김 위원장은 별다른 대외활동이 없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외신에서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제기하자 중국 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사실 확인이 안 된 소문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이에 관해 확인해 주지 않고 있어 이들 외신 보도의 사실 여부는 현재 알 수 없는 상태다.

26일 중국판 트위터인 중국 웨이보와 위챗 등 중국 SNS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5일 태양절에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불참한 뒤 김 위원장의 신변 이상설과 중국 의료진 급파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이들 SNS에서는 김 위원장의 중태 및 사망설부터 중국 정부가 1차에 이어 2차로 최근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중련부) 부장이 이끄는 인민해방군 총의원(301병원) 의료진을 보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또한, 북한이 주북 중국대사에 중국의 의료진 파견을 요청했다는 설, 김 위원장이 심혈관 시술을 받았다는 설, 심혈관 시술 도중 긴장한 의료진의 실수로 중태에 빠졌다는 설 등도 중국 SNS에 게시되고 있다.

그러나 로이터는 지난 23일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관계자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위독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보도한 뒤 25일에는 중국이 김 위원장에 관해 조언하기 위해 의료 전문가를 포함한 대표단을 북한에 파견했다고 전했다.

다만 로이터는 중국 의료진의 북한 파견이 김 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해 어떤 것을 시사하는지 현재로써는 알 수 없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중국 정부는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 공식적인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1일부터 사흘간 관련 질문에 대해 "출처가 어디인지 모르겠다"면서 "북한과 중국은 좋은 이웃이며 중국은 북한과 함께 양국 관계를 끊임없이 발전시킬 길 원한다"는 말로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부인하고 있다.

대북 소식통들은 중국 내에서 북한 관련 특이 동향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는 반응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을 둘러싸고 우리나라와 중국, 해외언론에서 여러 가지 설을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25일(현지시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 열차로 추정되는 열차가 한국 시간으로 적어도 지난 21일 이후 북한 원산의 한 기차역에 정차해 있다고 밝혔다. 이 매체의 발표대로라면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는 해외언론 등에서 제기하는 정도의 심각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38노스는 이날 상업용 위성 사진을 토대로 이 열차가 김 위원장의 원산 휴양시설 인근에 위치한 역에 정차 중이라는 분석을 전했다.

해외에서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끊임없이 제기하자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이를 일축하는 보도를 내보냈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26일 김 국무위원장이 삼지연시 건설에 참여한 근로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고 보도하며 김 위원장의 동정 보도를 통해 간접적으로 건재를 알렸다.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보도에서 "김정은 동지께서 삼지연시꾸리기를 성심성의로 지원한 일꾼들과 근로자들에게 감사를 보내셨다"고 전했다.

삼지연은 김정은 일가의 '백두혈통'을 상징하는 백두산을 행정구역으로 하는 '혁명성지'이자 김 위원장 집권 이후 '경제발전의 본보기' 도시로 대대적인 개발이 진행 중인 곳이다.

김 국무위원장이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기 전까지 김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의 진위를 놓고 당분간 여러 추측성 보도가 이어질 전망이다.

/조혁신기자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