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이후 열린 첫 회의…평행선

수백억 지체상금 의견차 못좁혀

코로나로 관심 떨어진 점도 한몫

도, 최종결정 여전히 망설여

사업 탄력 기대했던 CJ `난감'

21대 총선에서 고양지역 당선인들이 공약으로 내세운 `CJ 라이브시티' 사업이 선거 이후 열린 첫 회의에서도 평행선을 달렸다.

지체상금 등을 이유로 오랜 시간 제자리걸음인 이 사업이 향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을지 경기도 결정에 관심이 모아진다.

23일 도에 따르면 이날 CJ그룹측과 도청에서 만나 고양시에 추진 중인 라이브시티 사업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는 지난해 4월 CJ그룹이 도에 제출한 `라이브시티 사업 변경계획안'이 1년 넘도록 제자리걸음이자, 의견 교환 및 진행 상황 등을 확인하자는 CJ그룹 요청으로 마련됐다.

이날 양측은 K팝 공연장과 테마파크 등 대규모 관광단지 조성이 예정된 라이브시티 사업이 일자리 창출과 관광업 발전 등 다양한 경제 효과로 이어진다는 데 공감했다.

하지만 도가 사업 변경계획안 승인을 위해선 여전히 검토해야 할 부분이 있다는 입장을 보이며 사실상 빈손으로 마무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도가 최종 결정을 망설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지체상금 문제다. 이는 계약 기간 내 계약 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때 내는 돈을 말한다. 앞서 CJ그룹이 제출한 사업 변경계획안에는 당초 계획한 완공 시기를 2024년으로 늘리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로 인해 수백억원에 달하는 지체상금이 도마 위에 오르자 양측은 쉽사리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라이브시티 사업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점도 한몫했다.

도는 `코로나 대응 방역 활동'과 `재난기본소득 지급' 등에 사활을 걸고 있어 다른 사업들에 일일이 신경 쓰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자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을 토대로 사업 탄력을 기대했던 CJ그룹 발등엔 불이 떨어졌다.

CJ그룹 관계자는 “CJ그룹 자회사 CJ ENM이 투자·제작한 기생충의 흥행으로 CJ의 브랜드 가치가 크게 올랐다. 이를 기회 삼아 라이브시티 사업도 성공할 수 있도록 도의 결정을 하루하루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다행히 이날 긍정적인 얘기가 오갔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도 역시 라이브시티 사업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고양정 당선인과 홍정민 고양병 당선인은 선거 운동 과정에서 CJ 라이브시티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강조한 바 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