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스홉킨스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지도를 보면 4월19일 현재 지구상의 확진자는 240만2798명이고 사망자는 16만5227명에 달한다. 나라별 현황은 미국 75만8720명, 스페인 19만8674명, 이탈리아 17만8972명으로, 가장 심각한 이탈리아는 아직 증가세이긴 하지만 급격한 증가에서 벗어난 듯 보이나 미국의 증가세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이런 추세라면 미국의 확진자는 1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며 사망자 통계도 이탈리아 2만3660명, 스페인 2만453명, 미국은 뉴욕만 1만4451명에 이른다.

한국은 이제 신종 코로나에 대해 거의 안정권에 접어들었으나 후유증은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아마도 4·15 총선 때문에 적극적으로 알리지 못한 것으로 보이나 소상공인들은 엄청난 경제적 타격을 받고 있으며 폐업도 적지 않다. 흔히 `알바'로 불리는 시간제 노동자들을 활용하고 있던 업체 대부분이 시간제 노동자들을 내보내는 상황에서 한국의 경제 침체는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 또한 쉽지 않아 보인다.

인류 역사상 격변적 위기를 겪고 나면 사람들은 새로운 변화에 적극 동조하게 된다.

신종 코로나 이후 펼쳐질 세상에 대해 세계적 석학들이 나름의 의견들을 개진하고 있다. 젊은 석학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이스라엘의 역사학자이자 미래학자인 유발 하라리는 지난 3월 20일자 파이낸셜타임즈에 `코로나바이러스 이후의 세계(The world after coronavirus)'란 제목으로 기고했다. 그는 부제에서 `이 코로나 폭풍은 지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내린 선택은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삶들을 변화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비상사태로 인식된 신종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각국이 내렸던 조치들에 대한 국가적 결정들이 신종 코로나 이후 중요한 사회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각국이 두가지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있다고 했는데, 첫 번째는 전체주의적 감시(Totalitarian surveillance)와 시민자율권 강화(Citizen empowerment)의 선택이다.

두 번째는 국수주의적 고립(Nationalistic isolation)과 국제적 연대(Global solidarity)의 선택이다. 어떤 선택을 내리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미래가 우리에게 찾아올 것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석학인 헨리 키신저도 지난 4월3일자 월스트리트저널에 `코로나바이러스 전염병은 세계 질서를 영원히 바꿔놓을 것이다(The coronavirus pandemic will forever alter the world order)'란 글을 기고했다.

부제는 `미국 정부는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시급한 작업을 시작하면서도 반드시 국민들을 질병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였다. 그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이면서도 `미국에게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 오직 국익만이 존재할 뿐이다'란 말을 남겨 최강국 미국의 본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 인물이다.

미국 우월주의자인 그조차도 이 글을 통해 “어느 나라도 자신 국가만의 노력으론 바이러스를 퇴치할수 없으며 미국조차 예외가 아니다”고 말했다.

21세기를 대표하는 석학 중 한명인 유발 하라리는 1976년생이며, 20세기 국제정세를 주도했던 헨리 키신저는 1923년생이다.

마치 극보수와 극진보처럼 서로 추구하는 사상과 국제정세에 관한 이해가 다른 두 석학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구적 재앙으로 간주되어지는 코로나19 이후의 세계 질서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를 것이며, 이 모든 것은 우리가 어떠한 선택을 내리는지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다'라고 말이다.

4·15총선을 통한 국민의 선택은 가히 기절할 정도였다. 국가다운 국가를 만들겠다고 주장하던 현 정부는 경제 폭락, 분열 사회, 대결구도 정치 등 제대로 된 국가다움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은 현 정부에 힘을 실어주었다. 이런 선택을 한 국민의 마음은 하나일 것이다. `그래도 이들에게 한번 기회를 제대로 주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통큰 포용력일 것이다. 필자는 확신한다.

대한민국은 국민이 위대하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어떤 정치가의 성과도, 어떤 사업가의 성과도, 어떤 학자의 성과도 아닌, 묵묵히 이 땅을 버티고 살아가는 이름없는 들꽃과도 같은 국민들이 만든 것이다. 바다를 뒤집을 정도의 풍랑속에서도 대한민국은 반드시 이를 뚫고 나아갈 것이다. 위대한 국민이 있기 때문이다.

 

미래변화예측연구소장·인하대 물리학과 전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