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멀리 풀밭(?)을 바라보는(?훤) 새(?추) 황새(?관)는 권세(權권)를 상징한다. / 그림=소헌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는 국회의원 그러나 정작 그들을 탄핵할 수는 없다. 그들에게 있어 한국은 지상낙원이다. 며칠 전 발표한 직업별 평균소득에서 그들은 2위를 차지했다. 사실 이것은 세비(1억4000여만원)를 기준한 것이지 후원금이나 특활비 등 총비용을 따지면 절대적인 1위가 된다. 뿐만 아니라 9명이나 되는 보좌진을 꾸리며 불체포·면책 특권까지 합하니 염라대왕도 부러워한단다. 하지만 인민들의 신뢰와 존경은 OECD 꼴찌다.

 

국회의원 4명당 보좌관 1명, 물론 관용차도 없다. 그들의 평균 노동시간은 일반 노동자의 2배가 넘는다. 그나마 일을 하지 않으면 세비가 깎인다. 그렇지만 발안發案 건수는 세계 최고다. 그들에게 특권特權이란 찾아볼 수가 없다. 게다가 국회의원 배지(badge)는 은색이다. 성실하게 의원활동을 마치면 그때서야 비로소 ‘금배지’로 바뀐다. 스웨덴에서 가장 존경받는 직업이다.

 

환균어과(患均於寡) 적음을 걱정하지 말고 균등하지 못함을 걱정하라. 정치지도자들이 반드시 지녀야 할 철학에 대해 공자의 말을 인용한다. “적은 것을 근심하지 말고 고르게 나누지 못함을 근심하라.(不患寡患不均 불환과환불균)” 그것은 재물이거나 정책방향일 수 있으며 또한 국회의원 자체일 수도 있다. 대중 앞에서는 공정하고 평등한 사회를 부르짖으며, 뒤로는 자신의 안위와 특권을 누리려는 자들은 스스로 물러나기를 바란다.

 

特 특 [특별하다 / 뛰어나다 / 수컷]

①寺(사)는 ‘절’이다. 불교를 숭상할 때에는 손바닥(寸촌) 만한 땅(土)만 있어도 절을 지었다. 이후 寺(사)는 외국 손님을 접대하는 ‘관청 시’로도 쓰게 된다. ②소를 튼튼하게 키워야 하겠지만 특히 관청(寺시)에 조공으로 바칠 소(?우)라면 보다 특별(特別)히 수놈(特특)으로 해야 한다.

 

權 권 [권세 / 권력]

①황새(?관)는 목이 길어 멀리 풀밭(?)을 쭈욱 바라보는(?훤) 새(?추)다. ?(황새 관)으로도 쓴다. ②높은 나무(木)에 사는 황새(?관)는 생태계에서 상위포식자에 속한다. 자태가 아름답고 기품이 있어 위세나 권세(權권)를 뜻한다. ③권력(權力)이란 상대 우두머리(權권)를 지배하여 복종시키는 힘을 말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일하는 국회법’을 21대 국회개혁 중 첫 번째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회의불출석 의원 페널티, 법사위체계 자구심사권 폐지,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등을 골자骨子로 한다.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다만 선행되어야 할 사안이 있다. 국회의원의 ‘최상급 특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의원 300명을 유지하는 비용이 1조에 달하며 모든 혜택이 모두 혈세血稅로 들어가고 있다.

제주도에는 거지와 대문과 도둑이 없다해서 ‘3無’라 한다. 우리나라 국회의원 ‘3무’를 제안한다. 유지비(특활비)와 보좌관 그리고 불체포·면책 특권 세 가지를 없애자. 사실 세비도 너무 과하다. 노동자 평균 임금만 받고 반납하겠다는 의원은 또 없을까? 다음 총선에는 그런 사람을 밀어주자.

/전성배 한문학자. 민족언어연구원장. <수필처럼 한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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