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 "미국·유럽 등 지역별 치사율 차이에도 영향"
▲ (토리노 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인명 피해가 심한 이탈리아 피에몬테주 주도 토리노의 한 공동묘지에서 20일(현지시간) 유족들이 영구차를 뒤따르고 있다 jsmoon@yna.co.kr

 


과학자들 "미국·유럽 등 지역별 치사율 차이에도 영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에서 확산하는 가운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이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많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리란쥐안 중국 저장(浙江)대학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의학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게재한 논문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중국 관영 매체에 따르면 리 교수는 코로나19 발원지인 우한(武漢) 봉쇄를 처음으로 제안한 과학자이다.

연구팀은 저장성 항저우(杭州)에서 11명의 코로나19 환자를 연구한 결과 30종의 변이를 발견했다. 이 가운데 19종은 새로운 변이였다.
일부 변종은 바이러스가 인체 내 수용체 단백질에 결합하도록 해주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기능적 변화가 일어났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 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염성을 높여주는 것으로 예측됐다.
가장 공격적인 변종은 가장 약한 변종보다 270배나 많은 바이러스를 만들어냈다. 감염된 인간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얘기이다.

이번 연구에서 발견된 가장 치명적인 변종은 유럽 내에서 발생한 대부분의 코로나19 환자에게서도 발견됐다.
별도 연구에서는 뉴욕에서 발견된 코로나19 변종이 유럽에서 유입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뉴욕과 유럽의 코로나19 치사율이 높은 이유가 치명적인 변종 바이러스 때문일 수 있다는 추론이 제시됐다.
이번 연구에서 경증 환자에게서 발견된 변종 바이러스는 워싱턴주 등 미국 일부 지역의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유사했다.
이는 서로 다른 국가나 지역의 지배적인 변종 바이러스가 다르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를 통해 국가나 지역 간 치사율 차이를 설명할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추론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50일 이상 장기 치료를 받은 한 60세 환자의 코로나19 바이러스에서 3차례 변화가 연속적으로 일어난 트리 뉴클레오타이드 변이가 발견되기도 했다.
통상 유전자 변이가 한차례 정도 일어난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로 여겨진다.

리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이를 우리가 과소평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병의 성질을 현저히 변화시킬 정도의 변이를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한 연구 결과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이가 4천300종 이상에 달한다는 분석이 제시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