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동 임대업자 “경기 최악, 유예를”
용현동 땅값 하락 우려 “부지변경을”
국비확보·계획 축소에도 건립 반대

청년 창업가들의 주택 마련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추진 중인 '청년창업지원주택' 건립 사업이 인근 주민들의 반대로 인천에서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다.

20일 인천 남동구 논현동 주민들로 이뤄진 논고개마을발전협의회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 중인 '청년창업지원주택' 사업을 막기 위해 지난달부터 해당 부지에서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LH는 논현2택지개발지구인 논현동 588의 2, 1만1118㎡ 부지에 청년 창업가들이 싼 값에 주거와 사무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청년창업지원주택 240세대를 만드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설계를 마치고 착공계까지 접수한 LH는 20일 오전 본격적인 착공에 나섰지만 또 다시 주민들 반대에 부딪혔다.

이날 오전 7시쯤 해당 부지에 투입된 포클레인은 논고개마을발전협의회 주민들 30여명에 가로막혀 작업을 하지 못하고 돌아갔다.

논고개마을발전협의회는 임대업이 많은 지역 특성상 임대주택이 들어서면 생업에 타격을 받는다는 입장이다.

논고개마을발전협의회는 “사업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다. 임대업 상황이 너무 안 좋아 2년만 사업을 유예해 주면 그 안에 나름의 방법을 찾겠다는 것인데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LH는 앞서 이 곳에 일반임대주택 340세대를 지으려고 했지만 주민 반발이 거세자 100세대 줄여 또 다른 형태의 임대주택인 청년창업지원주택을 짓기로 사업 계획을 변경해 국토부 승인을 받았지만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인천시가 추진 중인 미추홀구 용현동 청년창업지원주택 '드림촌'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시는 미추홀구 용현동 664의 3 일대 7617㎡ 부지를 이 구역 도시개발조합으로부터 기부채납 받아 청년창업지원주택 200호를 만들 계획이다.

2017년 국토교통부 창업지원주택 공모에 선정돼 국비 220억원도 확보된 상태지만 '임대주택'이란 꼬리표 때문에 인근 주민들은 사업부지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시는 2022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이 같은 주민들 반대로 실시설계도 끝내지 못했다.

시 청년정책과 관계자는 “임대주택이 저소득층 이미지라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재산 가치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며 “설계는 중단 상태며, 사업부지를 변경하려면 사업 승인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해 사업 자체가 불투명해진다. 주민들을 계속 설득 중”이라고 말했다.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