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장기화로 사회적 거리두기 등 전방위 관리조치가 강화됐다. 사회·경제활동 등에서도 우리 마음을 움츠리게 하지만, 봄은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다. 특히 따뜻해진 날씨는 어부들에게 풍어를 기원하며 바다로 나가도록 봄의 기운을 한층 선사하고 있다. 이러한 봄바다에도 어김없이 불청객은 찾아온다. 바로 농무(濃霧)다. 농무는 4월~6월, 늦게는 7월까지 푸근한 날씨에 따뜻해진 공기가 차가운 해수면을 만나 온도 차이에 따라 빈번하게 나타난다. 농무란 안개의 정도가 시정(눈으로 볼 수 있는 거리) 500m 미만일 때를 말한다. 수증기의 증발과 냉각에 의해 많이 발생한다.
기상청은 올해 봄철 안개 발생이 평년보다 비슷하거나 약간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인천해역의 안개는 4월~6월에 집중되고 국지성 해무가 자주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최근 3년간 인천해양경찰서 관할해역에서 발생한 해상 조난사고는 총 588척이다. 이 중 42.7%(251척)가 4월에서 7월 사이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농무기 기간 중 사고 원인으로는 정비 불량, 운항 부주의 등 안전요인에 따른 사고가 83.4%로 가장 많았다. 사고 선종별로는 어선(28.4%), 모터보트(23.8%), 낚싯배(11.9%) 순이다.
지난해 인천 관내 농무기 기간 중 사고는 110척으로 최근 3년간 평균 95척 대비 15척(13.7%)이 증가했다. 이는 조업 성어기와 낚시행위 등 레저객들의 활발한 활동 시즌과 맞물려 어선, 모터보트 순으로 사고비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인천해양경찰서는 농무기 해양 사고 다발 해역을 면밀히 분석해 인천 영흥도·무의도·팔미도-인천항 간을 농무기 사고다발 해역으로 지정해 구조세력을 중점 배치하고, 불시 출동훈련 및 민·관·군 합동훈련 등을 통해 사고 대응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해상 기상불량과 저시정 시 소형어선·레저선박·낚싯배 대상 출항을 통제하고, 다중이용선박(유도선·여객선 등)은 유관기관과 합동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농무(안개)는 태풍과는 달리 부지불식간에 찾아들어 큰 피해를 일으킨다. 선박 운항자는 출항 전 기상예보를 확인하고 무리한 운항 자제 및 항법 준수 등 안전운항을 통해 사고를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
또한 안개가 심하게 낄 경우 시야 확보가 어려워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농무기 해양 사고 예방을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매년 발생하고 있는 만큼 해양종사자 스스로 시야불량 상태의 무리한 항해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육지에서 바라봤을 때 바다 안개는 신비로우면서 포근하게 느껴지지만 바다에서는 위험을 줄 수 있는 양날의 검이다. 바다의 낭만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안전의식을 가진 사람들에게만 한정된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인천해양경찰서 경비구조과장 신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