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장애인의 날(20일)을 맞았지만, 장애인들은 여전히 서럽기만 하다. 이동권이나 취업 등에서 거의 자유롭지 못해서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취업과 돌봄 기능을 하는 직업재활시설이 장기간 휴업에 들어가면서 더 어려워졌다. 이들 장애인은 마땅한 수입마저 끊긴 상황에서 어찌 할 바를 모른다.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다름없는 일상을 누릴 수 있는 방안은 없는가.


인천지역 시각장애인만 해도, 어디 가려고 하면 정말 힘들다고 호소한다. 이동 수단을 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인천의 시각장애인 1만3000여명은 인천시장애인생활이동지원센터를 통해 이동 지원을 받고 있지만, 수요를 충족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한 시각장애인은 “보이진 않아도 우리도 비장애인과 같은 생활을 할 수 있다”며 “얼마 전 지원센터에 차량 지원을 요청했지만, 차량이 부족해 약속 장소에 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인천장애인생활이동지원센터는 현재 고작 13대의 차량을 운행한다. 이 말고도 몸이 부자연스러운 장애인이 일반 건물이나 시내버스 등으로 이동하기엔 아직도 높은 문턱을 넘어야 한다. 장애인 일자리도 아쉽기만 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국에서 운영 중인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은 683곳으로, 장애인의 직업 능력을 높이고 사회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국 1만9000여명의 장애인이 해당 시설에서 일을 하고 급여를 받지만, 요즘 코로나19 사태로 이중고를 겪는다. 사회 전반에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대부분의 시설이 영업을 무기한 중단한 상태다. 시설에서 일하는 장애인이 받는 급여는 평균 50만여원인데도 이마저 끊길 지경이다.


이처럼 곳곳에서 장애인으로 겪는 서러움은 이만저만 아니다. 우리 사회가 이들을 보듬지 않고선,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없다. 선진국을 표방하는 나라에선 장애인의 생활을 우선시한다. 장애인들이 살아가는 데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를 한다. 장애인에게 비장애인과 다른 어떤 삶의 방식도 요구하지도 않는다. 그저 장애인은 몸을 움직이는 데 좀 불편하다고 여기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하루빨리 그런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렇게 해야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 수 있지 않겠는가.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똑같은 대우를 원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