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일산서구 대화동 킨텍스 지원시설부지(C4부지)에 청보리와 유채꽃 새싹이 올라오고 있다. 다음 달 중순부터 만개할 예정이다.


지역 감염확산 예방을 위한 거리두기가 다음 달 5일까지 연장된 가운데 고양시가 킨텍스 C4부지에 청보리·유채밭을 조성하면서 코로나19 대응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20일 고양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3월 초 일산서구 대화동 킨텍스 지원시설부지(C4부지) 2만6400㎡ 규모에 청보리와 유채꽃을 파종ㅎ했다.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의 심신을 치유하겠다는 이유에서다.


이 일대에는 이미 푸른 새싹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다음 달 중순부터 만개할 예정이다.


하지만 고양 국제꽃박람회와 경기도체육대회가 가을로 연기되고 전국의 꽃축제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어 청보리·유채밭 조성은 대조적이라는 지적이다.


시가 수도권 주민들이 즐겨 찾는 휴식 공원인 일산호수공원의 경우에도 `한 방향 걷기' 현수막을 걸고 이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는데 청보리·유채밭에 인파가 모이면 감염확산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일산에 거주하는 서모(25)씨는 “청보리·유채밭이 만개해 초록색과 노란색으로 물들게 되면 사진을 찍으러 오는 등 인파가 몰릴 수 있어 감염확산이 걱정된다”며 “킨텍스 인근 지역에는 고층 건물이 많아 꽃밭을 조성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아직 코로나19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우려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시는 꽃이 만개할 때까지 우선 지켜볼 예정이며 거리두기가 연장될 경우 시민들의 출입을 통제할 방침이다.


농업정책과 관계자는 “만개 시기까지 아직 시간이 있고 만약 거리두기를 다음 달 중후반까지 연장할 경우 출입통제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C4부지는 킨텍스 일대에 무분별한 주택단지가 조성되자 민간에 매각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해 9월 `고양시 미래용지 지정·관리 조례'를 지정, 30년 동안 땅의 처분이 금지된다.

/글·사진 고양=김재영·김도희 기자 kd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