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노선 의식 `기점'→ `경유' 변경
수혜지역 청라보다 검단에 무게 실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신규 노선(D) 유치 경쟁에 뛰어든 인천시가 `서부 기점'으로 했던 자체 계획을 `서부권역 경유'로 변경했다. 서부권에 GTX-D를 놓는다는 목표는 변함이 없지만, 기점이 아닌 경유 노선으로 설정할 경우, 청라국제도시와 검단신도시 사이에 희비도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19일 인천시가 공개한 `2020년 주요업무계획'을 보면 `서부권역 경유 GTX-D 노선 유치 추진'이 철도 교통망 과제 가운데 하나로 제시됐다. GTX-D 노선을 서부권역에 유치한다는 계획은 이전과 달라진 점이 없다. 시는 올해 예산 설명서를 통해 `광역철도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의 사업 위치로 `인천 서부~서울 강남'으로 명시했다. 박남춘 인천시장이 지난해 10월 말 “이미 수도권 서부권역의 광역급행철도 소외를 해소하기 위해 실무 구상을 마련 중이었다”며 GTX-D 노선 경쟁에 불을 붙인 직후였다.


이번 업무계획에서의 변화는 서부권역을 `경유'한다는 언급이다. 서부권역을 출발하는 노선이면 GTX-D 신설 요구가 빗발치는 청라국제도시나 검단신도시 모두 동일 선상에서 타당성이 검토될 수 있다. 하지만 경유 노선일 경우 기점이 될 다른 지역과의 연결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GTX-D 기점으로 경쟁이 벌어졌던 지역은 인천 서부권과 경기 김포시다. 김포시는 최근 김포·부천·하남과 서울시를 연결하는 61.5㎞ 길이의 `광역급행철도 수혜범위 확대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경기도는 지난달 13일 이들 3개 지자체와 업무협약을 맺고 GTX-D 노선 추진을 공식화했다.


인천시가 서부권역 경유로 GTX-D 노선을 그리면 경기도가 추진하는 김포시 출발 노선과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청라국제도시보다는 김포와 가까운 검단신도시가 수혜 지역으로 무게가 실린다. 지난 4·15 총선에서 여야를 가리지 않고 후보들이 앞다퉈 GTX-D 유치를 공약했을 만큼 관심이 뜨거웠던 청라국제도시는 노선에서 배제되는 시나리오다.


조성표 인천시 철도과장은 “다음 달 초 착수 예정인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에서 최적 노선을 선정한다. 아직 특정 지역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면서도 “사회적으로 논의되거나 수요가 많다고 판단된 노선을 모두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