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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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경기도 사전투표율이 이번 21대 총선에 나선 여야 후보들의 희비를 갈랐다.
초박빙 승부를 보이던 선거구 대다수가 사전 투표함이 열리면서 결과가 뒤집히는 등 숨 막히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16일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안산단원을 당선인 캠프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10시 기준 개표 결과 미래통합당 박순자 후보가 1만8793표를 획득하며 김 당선인을 1428표 차이로 앞서고 있었다.
당일 투표함이 열릴 때마다 격차가 점점 벌어지자 일각에선 박 후보가 기세를 몰아 승리를 굳힐 것이란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승부는 사전투표함이 열리면서 완전히 뒤집혔다. 사전투표함에서 김 당선인을 지지하는 표가 잇따라 나오면서 순식간에 격차를 좁힌 것이다. 기어코 역전까지 성공한 김 당선인은 최종 4만2150표를 획득하며 3만8497표에 그친 박 후보를 누르고 당선의 기쁨을 안았다.
캠프 관계자는 "본 투표함을 열 때마다 5.5대 4.5 수준의 표 차이가 나면서 조금씩 밀린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사전투표 결과로 상승세를 이어갔고 끝내 뒤집기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상황은 도내 다른 선거구에서도 나타났다.

이날 통합당 공재광 평택갑 후보는 오후 9시50분 개표 결과까진 민주당 홍기원 당선인을 약 2000표 차이로 앞섰다. 그러나 오후 10시 이후 시작된 사전투표함 개함으로 인해 최종 당락이 결정났다.
비전1동 등 사전투표함이 열리자 표차이가 1000표 수준까지 빠르게 좁혀지더니 끝내 3501표 차이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낸 것이다. 성남분당을 선거구 역시 개표 초반 통합당 김민수 후보가 민주당 김병욱 당선인을 득표율 4%p 차이로 따돌리며 유리한 고지에 있었으나, 사전투표 결과가 막판에 반영되면서 어느새 0.13%p 차이로 좁혀졌고 역전까지 성공했다.

수원병 선거구에선 사전투표함으로 인해 승리를 굳히는 모습도 나왔다. 민주당 김영진 당선인은 본 투표에서 통합당 김용남 후보를 1200여표 차로 승리했고, 사전투표에서도 8000여표 이상을 획득하며 득표율 10.5%p 차이로 크게 승리했다.

앞서 지난 10~11일 이틀간 진행된 사전투표에서 경기도 투표율은 23.9%로 집계되며 사전투표 도입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전투표함이 당락을 결정한 선거구 역시 ▲성남분당 28.19% ▲수원 팔달구 24.70% ▲안산단원 21.63% ▲평택시 20.90%의 투표율로 앞선 총선과 비교해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도내 유권자들은 지역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담아 사전투표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수원시민 현정호씨는 "코로나19 등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후보에게 하루 빨리 힘을 주고자 본 투표가 아닌 사전투표를 했다"며 "앞으로도 이같은 생각을 하는 유권자가 많아질 것 같아 사전투표율은 점점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