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에 갇힌 사회(김명수 지음, 창비, 384쪽, 2만2000원)=내 집 마련으로 사회에서 자신과 가족의 생계를 지탱하는 한국인 특유의 '생존주의 주거전략'을 분석해 '집값불패' 신화의 원인과 주거문제의 해법을 찾는 책이 나왔다. 지은이는 '투기'가 결코 특정 소수의 행위가 아니라는 사실을 지적하며, 지금껏 '내 집'이 생활 장소에 그치지 않고 시민들의 배타적 생계수단으로 자리잡은 내력을 조명한다. 주거문제를 탐색한 기존 담론이 투기문제를 중산층이나 투기꾼 등 특정 주체의 반사회적 행동으로 분석했다면, 이 책은 불안한 미래에 대비하는 수단으로 '영끌대출(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을 하는 청년, '강남의 똘똘한 한 채'를 가진 회사원, 재건축 보상을 노리고 낡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들의 행위에 녹아있는 복잡다단한 투기 열망을 폭넓게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을 제공한다.
 

 

 


● 좋아하는 마음이 우릴 구할 거야(정지혜 지음, 애슝 그림, 휴머니스트, 160쪽, 1만3000원)='무언가를 좋아하는 마음' 하나만으로 무기력함과 번아웃을 극복해낸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항상 남의 시선과 평가에만 신경 쓰느라 정작 자기 마음을 챙겨주지 못했던 지은이는 어느 날 우연히 본 아이돌 영상에 입덕, 자신을 슬프게 하는 것들로부터 벗어나 커다란 위로와 에너지를 얻게 된다. 이후 음악, 책, 여행 등 좋아하는 것들이 하나씩 생겨났고, 그것들을 위해 시간을 쓰면서 일과 삶의 균형도 바로잡게 되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좋아하는 마음'이란 힘든 하루를 버티게 하는 힘, 건조한 일상에 웃음과 활력을 주는 존재들이다. 먹고살기 바빠서, 자신의 취향을 몰라서, 무언가에 마음을 빼앗겨본 지 꽤 오래된 독자들이 '나를 더 행복하게 만드는 방법'을 찾게 해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