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국제다큐영화제 인디스페이스서 부재의 기억·로그북·당신의 사월 상영…'7시간 부재' 뒤쫓은 이승준 감독과 대화도

 

▲ 故김관홍 잠수사가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영화 '부재의 기억' 스틸 컷. /사진제공=DMZ국제다큐영화제


제12회 DMZ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가 오는 18일 인디스페이스(서울특별시 종로구 돈화문로 13)에서 세월호 참사 6주기 추모상영회 '기록과 기억'을 개최한다.

이번 추모상영회에는 영화 '부재의 기억(감독 이승준)'을 비롯, '로그북(감독 복진오)', '당신의 사월(감독 주현숙)' 등 3개 작품이 상영된다. '부재의 기억' 상영 후에는 이승준 감독과의 대화 시간이 이어진다.

영화 티켓은 맥스무비(www.maxmovie.com), YES24(https://movie.yes24.com/), 다음 영화(movie.daum.net), 네이버 영화(movie.naver.com)에서 예매 가능하며 장편 8000원, 단편 5000원이다. 영화 관람은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극장 좌석 201석 중 63석만 판매한다. 체온이 37.5도가 넘거나 마스크 미착용시 입장이 제한된다.

◆다큐멘터리 영화 '부재의 기억'
집어삼킬 듯 검푸른 바다. 한 통의 다급한 전화….
"배가 침몰할 것 같아요."
"배가 침몰한다고요? 배 이름이 뭡니까?"
"세월호요."

지지부진한 구조 상황에 갑갑함이 목을 조른다. 선체에선 연신 대기하라는 방송이 흘러나오고 수학여행으로 들떴을 아이들의 표정은 굳어간다. 반쯤 기운 배 안으로 물이 차오른다.

마지막을 직감한 아이들은 사랑하는 이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배가 기울었어. 보고 싶어 엄마, 아빠!"<단원고 학생>

첫 번째 신고가 접수된 후 몇 시간 만에야 청와대에서 응답이 왔다.

희망을 심기엔 너무 뒤늦은 시간. 국민들은 촛불을 들었다. 7시간의 부재에 대해.

"고위 공무원들에게 묻겠습니다. 저희는 그 당시 생각이 다 납니다. 잊을 수 없고 뼈에 사무치는데 사회지도층이신 고위 공무원께서는 왜 모르고, 왜 기억이 안 나는지…"<故김관홍 잠수사>

이승준 감독의 영화 '부재의 기억'은 세월호 참사 현장의 영상과 통화 기록을 중심으로 당시 국가의 부재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29분의 이 짧은 다큐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단편 다큐멘터리 부문 후보로 선정되기도 했다. 수상은 하지 못했지만 대한민국에서 감추려 했던 진실을 세상에 알린 영화였다. 18일 인디스페이스 개봉. 1관 19:00. 29분. 전체 관람가

◆영화 '로그북'
'다섯 구의 시신을 인도하고 올라오니 감독관 "수고했고 실종자 가족이 물속 상황을 듣고 싶어 하니 가서 얘기해 줘라" 저편에 열 명쯤 되어 보이는 실종자 가족이 보인다. 그들에게 다가간다. 그들의 충혈된 애타는 눈빛을 보니 내 눈시울도 젖어온다. 어찌 얘기를 해야 될는지….'<잠수사의 일기 中에서>

복진오 감독의 영화 '로그북'은 세월호 참사 초기부터 수중 수색에 참여한 잠수사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영화는 잠수사들이 남긴 잠수일지 '로그북'의 기록을 토대로 제작됐다. 참혹했던 그날의 기록과 잠수사들의 고충이 90분의 영상 안에 고스란히 담겼다. 우울증, 불면, 자살 충동…. 참사 이후 수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잠수사들은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복진오 감독은 직접 현장으로 뛰어들어 그들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함께 호흡했다. 영화가 세상에 공개되기까진 4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했다. 2018년 8월 제10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세상에 공개된 후 지난해 1월 한국독립PD대상에서 대상으로 선정됐다. 18일 인디스페이스 개봉. 1관 14:40. 90분. 전체 관람가

◆영화 '당신의 사월'
"당신의 사월은 어땠나요?"

주현숙 감독의 영화 '당신의 사월'은 사건을 망연자실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주변 인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평범한 오늘을 살아가면서도 여전히 흉터처럼 남아있는 지난 시간들에 대해 영화는 개개인의 기억을 통해 이들의 트라우마를 조심스레 펼쳐놓는다. 트라우마는 곧 '그날의 기억'으로 일상 속에 스며들어 갔다. 무심코 떠올릴 때마다 이들은 애도하고 위로하며 다독였다. 4월, 다시금 잔혹한 계절이 찾아왔다. 매년 이맘때쯤, 후유증처럼 한 쪽 가슴이 아려온다. 영화는 도리어 기억을 되새겨 내일을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비추고 오늘을 위로한다. 18일 인디스페이스 개봉. 1관 17:00. 87분. 전체 관람가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