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된 국회의원 솎아낼 소환제 필요

 

▲ 發(쏠 발)은 발(癶발)을 벌려 활(弓궁)을 쏘고 창(殳수)을 던지는 모습이다. /그림=소헌

 

48.1㎝짜리 투표용지로 기억되는 4·15총선에는 지역구에만 참여한 정당 6개와 비례대표에만 도전한 정당 35개를 합쳐서 무려 41개 정당이 각축角逐을 벌였다. 어찌 보면 말이 각축이지 실제로는 더민당과 미통당 그리고 그들의 꼼수로 낳은 사생아 '비례당'을 합친 거대 양당의 놀음판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21대 총선을 역대 최악이라고 평가했다. 이미 최저 법안처리율을 기록한 질 떨어진 20대 국회로부터 예견되었다. 유례없는 위성정당을 만들었고, 거기에 '친구 따라 똥지게 메고 장에 가는' 많은 정당들이 출현하였다. 그럼으로써 황당하고 지킬 수 없는 공약들을 내세운 후보자들로 들끓었으니 어찌 일일이 검증할 수 있었겠는가? 급기야 최선最先은 때려치우더라도 차악次惡도 선택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는데, 이제 코로나19 사태로 가려진 당선자들의 민낯을 보게 되었다.

승부자삭(僧不自削) 중이 제 머리를 못 깎는다. 자신에 관한 일을 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남의 손을 빌려야만 이룰 수 있다는 말이다. 국회의원은 스스로 할 수 없는 일이 있다. 잘못된 의원들을 솎아 내어 의원직을 박탈시키는 안건이나, 특정 집단의 기득권을 해소하려는 사안에 대해 법안을 내지 않는 것이다.

이때 국민이나 주민이 입법에 관하여 제안을 하면 된다. 이것을 국민발안 또는 인민발안(發案)이라고 한다. 이 제도는 직접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렇게 못하고 있다. 이제 새롭게 시작하자.


발 [쏘다 / 나타나다 / 밝히다]

(발)은 양쪽 발을 그린 글자다. 발 모양이 서로 어긋나서 '등질 발'이라는 훈음을 갖는다.

②發(쏠 발)은 발(발)을 벌려 활(弓궁)을 쏘고 창(수)을 던지는 모습이다. 發(나타날 발)을 보면 전쟁이 발발(勃發)한 것을 알 수 있다. 활(弓궁)과 창(수)을 들고 걸어가고(발) 있지 않은가?

③發(발)을 '꽃이 피다'는 뜻으로도 써서, (필 발)이라고 하는데 잘못 되었다. 싹이 튼다는 것은 어떠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비유한다.

④약자는 (발)인데, 간체자로 (발)을 쓰고 있다. 발()이 손(又)으로 바뀌었다.

 

案 안 [책상/ 안건案件]

①安(안)은 갓()을 쓴 여자(女)가 아니다.

②힘든 집안(면)일만 하던 마누라(女)가 편안하게(安안) 밥상(木)에서 식사를 하니, 어찌 즐겁지 않겠는가?



국회의원 후보자들을 보면 마치 자신들이 행정가로 착각하고 있는 듯하다. 매월 150만원씩 준다든가, 국가부채를 갚아준다든가, 마을 앞으로 KTX를 놓아준다든가 하는 공약(空約)을 남발하고 있다. 당신들은 '법을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이외다.

자기가 묶은 일은 스스로 풀어야 한다. 결자해지(結者解之). 만일 의원들이 스스로 할 일을 하지 않는다면, 현명한 인민이 나서서 그들을 소환해야 한다. 우리가 뽑은 사람은 우리가 면직시켜야 한다. 국민파면이나 국민해직 등이 꼭 발안發案되어야 할 이유다.

 

▲ 전성배 한문학자·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

 

 

 

 

 

/전성배 한문학자·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