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가족방문 통제…안타까움"
매일 영상통화 면회서비스 '반응 굿'


"코로나19로 방문 면회가 전면 통제되면서 가족들이 서로 얼굴 한번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지난 2일부터 병원 입원환자와 보호자 간 영상 통화 면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안산시립노인전문병원 이진재(59·사진) 병원장의 소회다.

안산시립노인전문병원은 고령자와 기저 질환자들이 머무는 병원 특성상 코로나19 집단감염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고 판단해 고강도 거리두기 등 보건행정 당국의 방역관리 강화 지침에 앞서 지난 1월 말부터 병원 내 보호자 면회를 전면 중단했다.

2007년 개원해 치매 및 노인성 질환 치료를 담당하고 있는 안산시립노인전문병원은 신경과, 재활의학과, 내과, 한방과 등 4개 과가 개설돼 있다. 이 병원은 현재 212개 병상 규모에 65세 이상 치매 및 노인성 질환자 등 170여명이 입원해 있으며 대부분 기저질환이 있는 장기 입원자들로 집단감염에 노출될 위험이 높은 환자들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그동안 진행하던 외부 강사 치료 프로그램이 모두 중단되고 가족 면회마저 오랜 시간 차단되자 가족이 그리워 우울해하는 환자들이 눈에 띄게 늘면서 병원 측의 고민이 깊어졌다고 한다.

병원은 고민 끝에 휴대전화기를 통한 영상 통화로 가족 면회를 대신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지난 2일부터 이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한다. 환자들의 반응은 생각보다 좋다는 게 병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한 환자는 영상 통화에서 가족을 보자마자 거동이 불편한데도 손으로 하트를 만들어 내는 모습을 보였고, 가족들은 영상 통화하는 도중 흐느껴 우는 등 영상 통화 면회에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

영상 통화 면회 서비스는 매일 오후 1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가능하며, 개인당 5분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그 외 시간에는 환자 안정을 위해 영상 통화 면회를 제한하고 있다. 별도의 신청은 없으며 정해진 시간에 해당 병동에 전화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안산시립노인전문병원 홈페이지(http://www.bumomam.or.kr) 병원 소식란을 참조하면 된다.

또 주 1회 각 병동에서 어르신들이 좋아할 추억의 고전 영상물(영화) 상영 등 환자들의 무료함을 달랠 행사를 진행하고 외부 이·미용 봉사자들의 출입이 제한됨에 따라 자격증 보유자 직원의 봉사활동으로 자체 이·미용을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매주 금요일 정기적으로 병원 전 구역에 환경소독을 하고 있으며, 매일 3회 체온 측정, 손 씻기 권장, 철저한 마스크 착용 등을 통해 환자들의 건강을 돌보고 있다.

이진재 병원장은 "벚꽃 등 봄꽃이 화사하게 피어나는 시기에 영상 통화 면회를 통해 조금이나마 입원 환자와 보호자 간 웃음꽃이 필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코로나19를 잘 극복해 안산시 공립요양병원으로서 환자와 보호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병원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안산=안병선 기자 bsa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