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향 소통·공존 위한 역할 강조

한국어·문화 교실 등 다양한 지원

"이주민 스스로 해결하도록 해줘야"


"지역사회 통합을 우선으로 군포시민과 국내 체류 이주민이 소통하고 배려하도록 상호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NGO단체인 군포이주와다문화센터를 10년째 운영하는 정노화(53·목사·사진) 센터장은 국적과 피부색이 다르고 종교가 달라도 서로 배려하고 인정하는 열린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지역민과 이주민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사회를 희망한다.

그는 "다문화 사회로 분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시대와 지역 상황에 맞춰 이주민과 한국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교육이 특화된 센터로 나아간다"는 운영 방향을 분명히 했다. 이를 통해 쌍방향 소통이 있고 공존과 공생을 위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990년대 중반 목회 활동을 하던 김해의 한 교회에서 성탄절을 맞아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로하는 시간을 갖고 교회 청년들과 함께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이들과 친구로 맺은 인연이 그 시작이다. 2001년에는 부산에서 이주민단체를 설립해 외국인들의 임금체불, 산업재해 사고 등 법률상담과 소송지원은 물론 의료지원, 한국어교육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인권과 권익 보호 활동에 나섰다.

주변에서 많은 힘이 보태지면서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캄보디아, 네팔, 스리랑카 등 여러 국가의 공동체가 만들어졌다. 국가별 행사나 문화행사 등을 통해 이들의 한국 생활에 도움이 되거나 몸과 마음의 어려움을 해소할 일들을 함께 만들어갔다. 2007년부터는 서울의 한 연구소에서 3년간 국제적인 네트워크뿐 아니라 국내 이주민단체 연대를 만들어 대정부 활동을 하거나 정책 제안 등을 했다.

군포이주와다문화센터는 2011년부터 법무부 사회통합프로그램 운영기관으로 선정돼 이주민 체류에 가장 중요한 비자와 연동된 한국어와 기초 생활 질서 등을 교육하고 있다. 매주 150~200명의 이주민이 공부하고 있다.

또 다문화가정 자녀를 위한 토요학교를 열어 문화 교실을 운영하고, 청소년 자원봉사를 통해 학업에 필요한 한국어 및 교과학습 등을 보충 지원하고 있다. 2012년에는 국제다문화평생교육원을 설립, 다문화상담사교육을 실시했다. 또 계절에 따라 문화탐방과 소풍 등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센터에 소속된 이주민 사회봉사단은 매주 일요일 오전에 지하철역, 버스정류장, 시장주변의 거리청소 등 지역 정화사업을 하고 있다.

지역 현안을 해결해 가면서 국제적인 교류와 비전을 키워갈 수 있도록 글로벌 청년단체도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장기 체류자나 유학생들이 창의적인 사업들을 열어갈 수 있도록 개발된 전략들을 공유하고 배우기도 하는 창업 교육을 하고, 해외 창업을 시도하거나 교류할 수 있도록 글로벌이주창업지원협회를 구성·운영하고 있다.

정 센터장은 "외국인들은 무엇인가 결핍되거나 일방적으로 도와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함께 문제를 해결하며 살아가는 이웃이며, 어쩌면 우리가 많은 것을 배워야 하는 사람들이다"며 이주민을 대상화하지 않아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때문에 센터는 한국인 대상의 후원에 과도히 의존하지 않고 운영에 필요한 일부 비용은 이주민들 스스로 만들어 가기 위해 공사나 수리 등 필요한 것이 있으면 봉사나 재능기부 등을 통해 공동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외국인들, 특히 중국인에 대한 혐오와 배제, 그리고 차별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했으나 아직 우려 수준으로는 확대되지 않아 다행이다. 대다수의 중국인이 중국을 다녀오지 않았음에도 단지 중국인이기 때문에 차별이 나타나지 않도록 자제해 주기를 바란다"며 현실적인 문제점과 입장을 동시에 밝혔다.

정 센터장은 민간과 협업하는 거버넌스가 필요함도 지적했다. "이주민 지원에 대한 정책·계획이 여전히 정부 주도적이고 민간 또는 이주민들 스스로 설 수 있는 자리를 내어놓지 않고 있다. 정부는 계획과 방향을 수립하고 실행은 민간 또는 이주민 스스로가 해결해 갈 수 있도록 많은 장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우리 사회나 제도권에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군포=전남식 기자 nscho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