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는 전 세계 하늘의 항공기들 날개를 접게 만들었다. 올 상반기 국내 항공사들의 매출 피해가 6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주요 국제선의 운항이 멈춰서면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이기 때문이다. 항공사들마다 직원들을 대상으로 휴업을 실시하거나 급여를 깎는 등 비상경영에 들어갔으나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를 형편이라고 한다.

지난해 국적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던 대한항공이 올해 1분기부터는 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다. 대한항공은 2017년, 2018년 2년 연속 연간 매출이 사상 최대 수준을 경신하는 실적을 보였다. 그러나 올들어서는 사실상의 사상 최악의 실적이 예상됨에 따라 7년만에 적자를 내게 됐다는 것이다.
지난해 443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아시아나항공은 올 1분기에만 3000억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되는 실정이다. 이런 사정으로 그간 진행돼 오던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마저 무산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나머지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처한 상황은 숨이 넘어갈 지경이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2분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6월까지 국내 항공사의 매출피해 규모가 최소 6조3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이다.

대한항공은 이 위기를 넘기 위해 오는 16일부터 10월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휴업을 실시키로 했다. 이 회사 노조도 고통분담에 동참하기로 결의했다. 경영진들은 직급별로 30~50%씩의 급여 반납에 들어갔다고 한다. 서울 송현동 부지 등 유휴자산의 매각에도 나서있다.

전 세계로 사람과 물자를 실어 날라 온 국적기들과 그간 개척해 온 하늘길들은 대한민국의 중요한 자산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전 세계를 시장으로 하는 10위권의 무역 대국이 하늘길을 잃게 될 것이 우려된다. 여기에다 25만명에 이르는 항공업 종사자들의 일자리도 문제다. 미국, 독일, 프랑스 등은 자국 항공사들을 지키기 위해 파격적인 지원책들을 내놓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물러간 뒤를 생각하면, 우리도 국적항공사와 항공노선들을 지키기 위한 특단의 지원책이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