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19와의 어려운 사투가 벌어지고 있다. 유럽, 미국 등 여러 국가들이 제대로 대비책을 갖추지 못하고, 속절없이 확진자가 늘어나고 사망자가 급증하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벌써 사망자가 8만명을 넘겼다.

다행히 이러한 와중에 한국이 하루 확진자수 발생 50명 내외의 감소세로 코로나 바이러스19 감염증을 통제하는데 성공한 듯하다.

하지만, 아직도 소규모이지만 수도권, 대구 경북에서 집단감염이 끊이지 않고 있고, 최근 해외 유입자 중 확진수도 늘어 결코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결코 아니며, 코로나 바이러스19 감염증은 향후 몇달간 지속되어, 장기전을 준비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의견도 많다. 분명 쉽지 않은 싸움이고, 인내를 가지고 나아가야 하는데, 코로나 바이러스19 이후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가야 하나?

외신을 통해 보면, 코로나 바이러스19 감염증 사태를 경험하면서, 우리사회의 코로나 바이러스19 대응에 대해 호의적인 평가를 많이 받았고, 대한민국이 이제는 차원이 다른 평가를 받고 있구나 하는데에 자부심을 가지게도 된다. 그러면 무엇이 이러한 글로벌 유행병에 대한민국이 효과적인 대처를 할 수 있게 만들었나?
역시 일등공신은 시민들이다.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는 증상이 가볍고 전파가 빠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지역사회 전파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이를 관리하려면, 시민들이 바이러스 전파를 차단하는 위생 수칙(손 씻기,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 불필요한 모임줄이기)을 준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시민들이 협조하지 않으면, 코로나19의 전파를 차단할 수도 없고, 고위험군을 분류해 신속하게 치료하는 일도 불가능하다. 코로나19 대응에는 시민들이 과도하게 불안감을 가지지 않고 차분히 대처하는 것이 핵심인데, 아주 다행스럽게도 우리 시민들의 차분한 대응은 코로나19 감염증 극복에 원동력이 되고 있다. 외국에서 그 흔한 사재기 한번 없었다. 행정력을 동원해서 강제 봉쇄를 하지 않고서도 시민들의 자발성과 민주적인 통제를 통해 이를 해낼수 있었다니 정말 자랑스런 일이다. 서로를 배려하는 공동체의 유대가 우리사회가 가진 힘이라는 것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두 번째로 긴밀한 민관협력이 코로나19에 효과적인 대응을 가능케 했다. 정부는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했고,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냈다. 정부는 코로나19 상황을 매일 브리핑을 하고, 지자체도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시민들에게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인천광역시에서도 코로나19 전용 페이지를 개설해 감염자 현황표와 감염병 예방수칙 등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셋째로, 무증상까지 한꺼번에 검사를 할 수 있는 진단 역량을 어느 나라 보다도 먼저 구축한 것은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19를 거치면서 얻어낸 큰 수확이다. 감염 위험을 줄이면서도 신속한 검사를 가능케한 드라이브 스루 검사와 같은 창의적인 방법은 외국의 큰 호평을 받았다. 입국자에게 주어진 코로나19 자가 관리 앱, 위치 정보를 이용한 감염자의 관리시스템 등 첨단 기술의 활용은 바이오, IT 기술이 위험관리에 활용될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사회보험의 성격을 지닌 전국민의료보험도 이번 코로나19에 진가를 발휘했다.

이제까지 우리사회가 코로나바이러스19에 단기나마 성공적인 대응을 했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은 글로벌 유행병은 쉽게 끝나지 않으며, 유사한 유행병이 또 올 가능성도 다분하다. 우리의 시스템을 보완해 이후 글로벌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 여전히 공공병원이 충분하지 못하다. 감염전문병원의 신설, 각 지역 공공의료 강화를 통해서 감염병에 대한 대응역량을 더 강화해 가야 한다.

고령층과 장애인들을 지역에서 돌볼수 있는 커뮤니티케어 기반을 빨리 마련해야 한다. 주치의제도를 통해 일차의료를 정비하고, 의료체계의 효율성을 높여 의료보장성을 강화하고, 아팠을 때 소득이 보전 되게 상병수당을 도입하는 등의 시스템을 정비하자. 이번 계기를 통해 우리사회가 현재의 글로벌 위기를 잘 극복해 나아가는 모범 선진국으로 도약하게 되길 바란다. 민주화된 사회로, 우리의 시스템을 잘 정비하면 꿈도 아니다.

임종한 인하대 의과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