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니받거니 피드백 없어 수업의 질 저하될 수밖에
▲ 7일 오전 의왕시 갈뫼중학교에서 열린 원격수업 테스트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접속해 서로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얘들아 선생님 말 잘 들려? 누구 한 명 대답해 봐."

의왕시 갈뫼중학교 본관 1층 교실에서 9시 정각이 되자 3학년5반 담임인 김민영 교사가 채팅방 등에 들어와 있는 친구들에게 인사를 했다. 그러자 한 학생이 "네"라고 답했다.

이 학교 원격수업 준비를 담당하는 신영인 수석교사는 3학년 5반 학생 24명을 대상으로 간단한 수업을 했다. 원래 5반 학생은 총 26명이지만 2명은 15분간의 수업이 끝날 때까지 접속하지 않았다. 이 둘은 전날에도 접속하지 않았다.

이날 수업은 zoom을 사용해 진행됐다. 신 교사는 'zoom을 사용할 때 꼭 지켜야 할 약속!'이라는 문구를 띄우고 "선생님은 얼굴이 알려지는 걸 원치 않는다"며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 중 선생님이나 다른 친구들의 얼굴을 캡처하거나 짤(온라인에서 도는 사진·그림을 이르는 용어)로 이용하면 저작권법에 위배된다"고 당부했다. 이어 '사진을 캡처하지 않겠습니다', '짤로 만들지 않겠습니다', '녹화하지 않겠습니다'라는 글자가 화면에 나타났다.

신 교사의 설명이 끝나자 일부 학생은 화면에 눈웃음 그림을 그리거나 하트를 띄워 보내기도 했다.

신 교사가 "자 이제 왼쪽 아래쪽 메뉴 창에 있는 '비디오 시작' 버튼을 눌러 보자"라고 말하자 모니터에 학생들 얼굴이 나타났다. 모니터에 25개 중 1개는 선생님의 얼굴이, 12개는 아이들의 얼굴이 잡혔다. 24명 중 절반의 학생 얼굴이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이날 수업은 온라인 개강을 앞두고 실시한 쌍방향 원격수업 테스트 차원에서 실시됐다. 하지만 전날에 이어 이날까지 모두 2차례의 테스트에서 해결해야 할 부분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쌍방 원격 수업이라고 하지만 교사와 아이들 간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또 주거니받거니 식의 피드백이 없다 보니 일방적인 전달 수준에 그쳐 수업의 질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테스트를 마친 김 교사는 "애들한테 효과적으로 잘 전달해 주고 싶은데 기기조작 미숙과 배워가면서 해야 하는 게 솔직히 벅차게 느껴졌다"며 "나는 국어 담당인데 교실에서는 자연스럽게 수업이 이뤄지는 반면 온라인에서는 어려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끝으로 "빨리 사태가 마무리돼 교실에서 아이들과 만나 수업을 하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이번 쌍방 원격수업 준비를 해온 신 교사는 "어제부터 오늘까지 이틀간 테스트 한 것인데 오늘 2명은 늦잠을 자는지 끝내 접속하지 않았다"며 "학생들이 들어오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교사는 이어 "온라인 강의에 참여하지 않거나 소홀하더라도 오프라인(EBS온라인 클래스) 플랫폼에 자료를 올려놔 진도율 등이 나오기 때문에 뒤처지는 문제는 조금이나마 보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갈뫼중은 오는 9일 온라인 개강식을 연 뒤 본격적인 과목별 수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오전에는 온라인 수업, 오후에는 EBS 수업 등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온라인 개학은 오는 9일부터 고3과 중3, 16일부터는 고1∼2, 중1∼2, 초4∼6으로 확대된다.

/오석균 기자 demo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