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는 수원시에 여러 국가 지역들이 마스크 지원의 손길을 뻗는가 하면, "돕고 싶다"는 마음을 내비치며 우호를 다지고 있다.
중앙정부나 광역이 아닌 기초단체 차원에서 드문 일이다. 그동안 진정성 있는 교류정책이 효과를 거둔 것이다.


6일 시에 따르면 이날 시는 중국 주하이시가 기부한 마스크 2만매를 시청 본관 로비에서 수령했다. 공기 중 미세입자를 95% 이상 걸러내는 보건용N95 제품이다.


마스크가 담긴 상자에는 '도불원인, 인무이국(道不遠人, 人無異國)'이라는 글이 한글로 적혀 있었다. 통일신라 학자 최치원 선생의 시구 '도는 사람과 멀리 있지 않고 사람은 나라에 따라 다르지 않다'는 뜻이다.


중국 주하이시는 수원시와 '우호결연' 사이다. 2003년 8월 시장이 직접 수원으로 방문해 협력 의사를 전하면서 17년째 꾸준히 교류해왔다.
야오이성 현 시장은 3월 23일 염태영 수원시장에게 "수원시가 겪고 있는 어려움에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낀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낸 바 있다.


지난달 27에는 중국 지난시가 3만매를 지원했다. 마스크 상자에는 '서로 모든 것을 다 내어 보이는 깊은 사귐이 마치 옥주전자에 비친 차가운 달빛처럼 투명하구나'라는 뜻과 '수원시 힘내세요!'라는 의미의 한자가 적혀있었다.


앞서 캄보디아 시엠립주 핀 프락 부지사는 염 시장에게 서한으로 "수원에 도움이 되고, 시엠립주와의 협력이 강화되길 바란다"고 말한 뒤 2만매를 보냈다.
중국 지난시는 1993년 10월 수원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27년 지기다. 캄보디아 시엠립시는 2004년 7월 결연을 체결했다. 


최근 독일 프라이부르크 마르틴 호른 시장은 염 시장에게 서한으로 "너무 돕고 싶으나 유렵연합의 일괄이 아닌 개별적인 조치는 어려워 미안하다"는 마음을 전했다.


국내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 2월, 수원시는 중국 등 교류 국가 지역에 '공무원 파견제도' 잠정중단을 요청했는데 단번에 합의가 이뤄져 신속히 복귀가 이뤄지기도 했다
기초단체인 수원시가 다수의 해외 도움을 받은 건 그간 형식이 아닌 내실 있는 교류를 함으로써 얻어낸 결과였다.


약 37개국 214개 지역 간 협약이 성사돼있을 정도로 경기도내 지자체 교류는 다양하다. 수원이 18곳으로 가장 많다. 
대부분 왕래조차 없지만, 수원시는 매년 한차례 도시·문화·환경 등을 주제로 여러 지역과 만나 발전을 논의했다. 


수원에서 직선거리로 3500㎞ 넘게 떨어진 시엠립주의 경우 시가 빈곤마을인 프놈끄라움에 2007년부터 학교, 회관, 공동우물 등 기반 시설 건설과 구호물품 지원 등 '국제원조'를 벌이며 관계를 다졌다. 


시 관계자는 "코로나로 한국이 어렵다는 소식에 우리 시와 교류한 여러 국가 지역이 속속 '동병상련' 의견을 보내고 있다"며 "구색보다 내실을 갖춘 교류를 해 가능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