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아이가 다니는 영어유치원이 다시 개원했습니다. 보내지 않을 방법이 없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아이를 등원시켰습니다."


 7살 딸을 한 영어유치원에 보낸다는 한 어머니는 "원장이 '원비 환불 불가는 물론 길어질 경우 등록 대기 중인 다른 아이를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사실상 등원을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도내 일부 영어유치원들이 속속 개원 계획을 밝혀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도내에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영어 과목을 가르치는 영어유치원이 147개 등록되어 있다. 학원업계 및 도교육청은 학교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대다수의 영어유치원이 6일부터 문을 열고 기존의 대면수업을 재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5세 아들을 영어유치원에 보내고 있다는 한 어머니는 "영어유치원으로 불리는 일선 영어학원은 '영어 몰입유치부'의 경우 개원 강행으로 코로나19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있다"며 "2~3평이 채 안 되는 협소한 교실에 보통 10명~15명 이상의 아이들이 밀접 접촉을 하며 하루에 5시간 이상의 공동생활을 감내해야 한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상당수 영어유치원은 아이들이 등원하지 않더라도 원비는 다 내야 한다고 학부모들에게 고지하고 있다. 만약 개원 이후에도 아이를 보내지 않거나 일시적으로 등록을 중단하면 등록 대기 중인 다른 어린이에게 기회가 돌아갈 것이라면서 사실상 등원을 압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영어유치원 관계자는 "휴원 장기화로 운영난을 겪고 있어서 문을 열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일부 학부모의 경우 빨리 개원해달라는 주문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영어유치원의 경우 유치원으로 불리긴 하지만 어린이를 대상으로 영어 과목을 운영하는 학원 시설로 분류된다. 도교육청도 영어유치원에 대해서는 일반 학원처럼 휴원을 권고할 뿐 강제할 수는 없어 의무 휴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영어유치원은 이름만 유치원이지 학원 시설이기 때문에 휴원을 강제할 방법은 전혀 없다"면서 "코로나19 방역지침이 잘 지키도록 영어유치원에 권고하겠다"고 말했다.

 

/오석균 기자 demo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