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근대건축자산으로 꼽힌 신흥동 정미소 건물이 오피스텔 건립으로 허물어질 위기에 처하자 무분별한 개발 행정이 내항 공공적 개발에 악재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인천 46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인천 내항 1·8부두 공공재생을 위한 시민행동'은 5일 성명을 내고 "근대 산업·노동 유산인 신흥동 정미소 건물들이 오피스텔 사업으로 전면 철거될 위기"라며 "근대 건축물을 파괴하면서 눈앞의 개발 이익에 혈안이 된 행정에 통탄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일제강점기 때 운영됐던 가토 정미소, 리키다케 정미소 등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마지막으로 남은 오쿠다 정미소 건물마저 철거를 앞둔 상황"이라며 "리키다케 정미소는 한국 노동사에서 지울 수 없는 역사를 남긴 여공 파업이 이뤄진 곳이고, 오쿠다 정미소는 인천시가 지난해 진행한 근대건축자산 기초조사에서 우수 건축자산으로 지정된 건물"이라고 했다.


인천내항시민행동은 우후죽순 건립되는 오피스텔이 내항의 공공적 재생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 단체는 "내항 1·8부두 일대에 고층 주상복합 건물 건립이 잇따라 추진돼 공공 개발에 악재가 되고 있다"며 "인천시와 중구는 현행법을 핑계로 오피스텔 허가를 남발하지 말고, 신흥동 정미소 건물 철거부터 막을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