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값 뛴 인천, 아파트 양극화 더 커졌다] 1. 송도국제도시가 올랐다

감정원 공시 연수구 아파트값 분석

2019년 9월서 올해 3월 중순 6개월간 
송도 7.93%· 가구당4760만원 올라
선학·청학동은 아파트값 내린곳도
연수구내 주택가격·주거 격차 심화

송도 평당 분양가 2000만원대 속출
공시가 9억이상 종부세 대상도 늘듯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2005년 5월에 짤막한 보도자료를 냈다.

당시 추진하던 '송도 신도시' 명칭을 '송도국제도시'로 고쳐 부르기로 한다는 내용이다.

인천경제청은 개명(改名) 이유에 대해 "인천경제자유구역 프로젝트를 아파트 개발 또는 신도시 조성사업 정도로 바라보는 일부 오해를 바로잡고 '외국기업 유치 또는 국제도시 조성사업'이라는 인천경제자유구역 참뜻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도국제도시 이웃의 상대적 거리감

15년 전 인천시 노력과는 상관없이 전국 주택 부동산 시장에서 송도국제도시 이름값은 올라가고 있다.

인천 집값 상승을 주도하는 연수구 내부 사정을 들여다보면 독보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급상승 중인 송도국제도시가 자리한다. 같은 연수구라도 송도국제도시 아파트 가격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계속 오르는 것이다.

연수구 원래 주인인 동춘동, 선학동, 옥련동, 연수동, 청학동은 도무지 송도국제도시 주택 가격 변화를 쫓아갈 수 없는 현실 속에 놓여 있다. 주택 가격 상승이 불러오는 최대 부작용인 '주거 격차'가 연수구 안에서 더욱 굳어질 판이다.

한국감정원이 부동산테크 홈페이지에 공시하는 연수구 148개 아파트 단지의 매매 평균가를 2019년 9월2일과 2020년 3월16일 두 기간 기준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인한 연수구 시장 변화를 동네별로 확인하기 위해서다. 아파트값 상승 대부분이 송도국제도시로 쏠리며 신도심과 원도심 간 주거 격차가 더욱 심해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수구 아파트 단지들 매매 평균가를 송도동과 동춘동, 선학동, 연수동, 옥련동, 청학동 등 동별로 나눠 모두 더해 증감률을 구했다.

이 가운데 송도동 상승률이 7.93%로 가장 높다. 송도동 56개 각 단지 아파트 매매 평균 총합은 지난 9월2일 312억2596만원에서 3월16일 337억116만원으로 증가했다. 단순 계산으로 단지당 상승분이 4760만원 꼴이다.

이어 동춘동이 같은 기간 2.57%로 연수구에서 두 번째라고는 해도 송도동에 비하면 금액적으로 차이가 크다.

동춘동 25개 단지 매매 평균 총액은 9월2일 65억8363만원에서 3월16일 67억5272만원으로 1억6909만원 올랐다. 동춘동 25개 아파트 단지당 676만원 수준이다.

▲옥련동, 연수동 집값이 심상치 않다.

옥련동 상승폭은 2.13%로 동춘동과 같이 2%대를 보이고는 있어도 자세히 살피면 최근 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제일 심각한 지역으로 꼽힌다. 재개발·재건축 가능성을 지닌 일부 단지들에서 가격이 뛰며 전체 수치를 상승시켜서 그렇지, 9월2일~3월16일까지 매매가가 하락한 연수구 27개 아파트 단지 중에서 옥련동이 9개(33.33%)로 최고치다.

이들 9개 아파트 매매 평균가는 적으면 1억원 초반부터 2억7000만원 사이인 전반적으로 가격이 높지 않은 단지들이다.

옥련동에 들어선 아파트 단지는 총 22개다. 요즘 인천 아파트 급등세 속에서도 옥련동 아파트 10곳 가운데 4곳은 되레 가격이 떨어진 상황이다.

연수동 아파트 단지 26개 중에서 6개 단지(23.08%)도 매매가가 내려갔다. 연수동 전체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0.43%로 연수구 6개 동 가운데 가장 낮다.

나머지 선학동과 청학동 아파트 단지 매매 평균 상승률은 각각 1.99%, 1.33%다. 해당 기간 선학동에서 아파트 가격이 내려간 곳은 2개 단지, 청학동은 3개 단지다.

▲앞으로 나라에서 인정하는 고가 주택 연수구에서 더 늘어난다

지난달 18일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올해 1월1일 기준 공동주택 공시가격 안에 따르면 지난해 9억원을 초과하는 공동주택이 117가구에 그쳤던 인천은 이번 연도에 240가구로 늘었다.

'9억원 이상 12억원 미만'이 164가구, '12억원 이상 15억원 미만'이 50가구이고 '15억원 이상'도 26가구나 된다. 송도국제도시, 서구 청라국제도시를 중심으로 초고가 주택 공시가격이 집중적으로 오른 결과로 풀이된다.

정부가 올해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고가 주택 위주로 올리면서 인천에서도 9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 몸집이 두 배 이상 불어난 셈이다. 공시가격이 아닌 시세로 따지면 인천지역에 9억원 이상 공동주택은 1481가구에 육박할 거라고 보고 있다. 인천 전체 공동주택 90만8993가구 가운데 90.5%(82만2388가구)를 차지하는 '3억 미만' 공동주택들에선 오히려 같은 기간 공시가격이 0.89% 떨어졌다.

이처럼 부동산 시세보다 보수적으로 주택 가격을 책정했던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 등에서 앞으로도 현실화율(공시가격/시세)이 높게 나올 수 있도록 공시가격을 조정한다면 인천지역 주거 가격 격차는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송도국제도시 한 공인중개사는 "송도국제도시에서 3.3㎡당 분양가가 2000만원을 넘는 집들이 속출하고 매매가 10억원 이상 집들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게 됐다. 리모델링에만 1억원 넘게 쓰는 집들도 많다"며 "송도국제도시 시세는 한국감정원 등 정부 기관 책정치보다 훨씬 더 높다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

/김원진·곽안나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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