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통합당 '3자 구도'땐 상대 당에 '어부지리' 가능성…소각장 등 향후 '폭탄' 될 수도

4·15 총선을 12일 남기고 '후보 단일화'라는 막판 변수에 인천 유권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보수·진보 진영 모두 다자간 구도에 부담을 느끼며 '단일화' 논의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한 곳을 제외한 나미지 선거구에서는 가시적 움직임이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다.

후보 단일화가 국회의원 배지를 향한 '수' 싸움이면, 지역 현안 해결에 대한 지역 간·후보 간 경쟁 구도는 '기' 싸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인천의 산적한 현안이 선거구간 경계를 넘어 인천 전역의 사안인 만큼 지역 간·후보 간 입장 차가 극명하다.

 

▲각자도생 vs 단일화
인천 13개 선거구에서 박빙 구도를 보이는 지역은 대부분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정의당, 무소속이 경쟁을 벌이는 곳이다. 보수 진영 후보가 분산된 지역구에서는 '진보' 후보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고, 진보 진영 후보의 각축장 지역은 반대로 '보수' 후보에게 유리한 상황을 보인다.

이 때문에 보수와 진보 진영 모두 다자간 구도를 피하고 싶어하는 모습이다. 실제 서구을에서는 통합당의 박종진 후보와 당 경선에 배제돼 무소속 출마한 이행숙 후보 간 단일화가 진행 중으로, 다음 주 중 판가름난다. 동구미추홀구을에서는 통합당 안상수 후보와 컷오프된 무소속 윤상현 후보가 단일화를 놓고 의견 개진 중이지만, 현재로선 단일화가 쉽지 않아 보인다.

반대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후보 단일화를 바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각 당의 구체적 움직임은 없다. 동구미추홀구갑의 민주당 허종식 후보와 정의당의 문영미 후보가 비슷한 성향의 표심을 분산시킨다면 통합당 전희경 후보 당선에 유리할 수밖에 없고, 연수구을 또한 민주당 정일영 후보와 정의당 이정미 후보로 흩어진 진보 진영 표심으로는 재선에 나선 통합당 민경욱 후보에게 밀릴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한 지붕 아래 공약 '동상이몽'
당내에서 지역구별로 상충되는 공약도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열흘 남짓에 불과한 선거전에서 현안 해결을 내세워 민심을 사로잡으려는 행보지만, 총선 이후 지역 갈등을 부추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계양구을 후보와 신동근 서구을 후보는 폐기물 소각장 설치를 놓고 상반된 시각을 보인다. 송 후보는 '계양테크노밸리 소각장 백지화'를, 신 후보는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대표 공약으로 내걸었다. 서구에 위치한 수도권매립지 사용을 종료하려면 인천만의 자체 매립장이 필요하고, 이를 위한 선결 조건으로 폐기물 반입량을 줄이는 소각시설이 확충돼야 한다.

지난달 30일 민주당 인천시당 선거대책위원회 확대회의에선 두 후보 간 입장차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신 후보는 "지금처럼 생활 폐기물을 직매립하면 안 된다. 발생지 처리 원칙에 의해 군·구마다 소각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송 후보는 "지혜를 모아서 처리해야 한다. 논란이 되고 있는 계양 소각장은 위치가 적합하지 않다"고 했다.

경인전철 지하화를 놓고도 한 지붕 아래 후보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민주당 이성만 부평구갑 후보는 같은 날 "경인전철 지하화는 사업비가 6조~8조원에 달해 타당성이 없었던 게 사실"이라며 "백운역부터 송내역까지만 지하화하고, 부평역 일대는 중심 업무지구로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구미추홀구갑에 출마한 민주당 허종식 후보도 경인전철 지하화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차이가 있다면 지하화 구간이다. 허 후보는 동인천역·주안역 등 동구와 미추홀구를 아우르는 공통 공약으로 경인전철 지하화를 발표하며 이와 연계한 '제2경인국도 지하 건설'과 '만석·송월역 신설'도 제시한 상태다.

/이주영·이순민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