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무당층·낮은 응답률에 널뛰는 결과…"조사 항목 늘려야"
4·15총선 분위기가 움츠렸다. 코로나19로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비대면 선거운동 탓이다. 후보자나 유권자는 그 어느 선거보다 여론조사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선거구일수록 그 반응 정도는 날카롭고, 여론조사 결과에 반론의 수위가 높다.

양강 구도로 치러지는 이번 총선서 여당 더불어민주당은 여론조사 등 자체분석을 통해 당선가능 지역구를 143석으로 점쳤다. 인천·경기·서울 등 수도권에서 전체 121석 중 92석의 석권을 예측했다. 지난 20대 총선 82석보다 10석이 많은 의석수다. 인천서는 진보세가 강한 계양갑(유동수 후보)과 계양을(송영길 후보)를 '우세'로 평가했다. 여기에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 등 비례 위성정당의 의석수를 더해 157석을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통합민주당은 역시 자체분석 결과 전국 지역구 중 132석을 차지할 것으로 관측했다. 수도권서 47~50석 획득을 전망했다. 현재 통합당의 수도권 의석수는 35석으로 많게는 15석을 추가한다는 포석이다. 인천 선거구는 우세 없이 백중우세 지역으로 중구·강화군·옹진군(배준영 후보), 연수을(민경욱 후보)을 꼽았다. 통합당은 비례위성 정당(미래한국당)의 의석수까지 합하면 최대 152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거대 양당은 이 같은 판세분석을 내놨지만 섣부른 예단에 조심스럽다. 접전 선거구가 많은데다가 무당층 폭이 넓다는 까닭이다. 인천만하더라도 13개 선거구 중 민주당은 7곳을, 통합당은 5곳을 경합으로 봤다. 뚜껑을 열어 봐야 승부를 알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각종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없음', 이나 '모름'으로 응답하는 유권자가 20%대 중반에 달한다. 비례정당 지지도는 30%대로 그 정도가 심하다.

지난 1일 발표한 동아일보 창간 100주년 국민의식 여론조사에서 지지정당이 없거나 답을 하지 않은 무당층이 27.2%였다. 비례 정당지지도에서도 '없다'와 '모름'이 37.2%였다.

낮은 응답률도 여론조사의 신뢰도와 무관치 않다. 지난달 31일 인천 남동갑 후보자(민주당 맹성규· 통합당 유정복)를 대상으로 언론사들의 여론조사 결과발표가 있었다. 결과치는 지지율 1위 후보가 언론사별로 엇갈렸다. 이 때 응답률이 언론사별로 3.1%(무선ARS 89%·유선ARS 11%), 2.1%(무선ARS 70%·유선ARS 30%)이었다.
4년 전 20대 총선 투표일(4월 13일)을 1주일 앞두고 여론조사기관들이 여당 새누리당과 야당 더불어민주당의 지지도를 발표했다.

리얼미터는 그해 4월7일 새누리당 34.4%, 민주당 27.3%으로, 한국리서치는 4월8일 새누리당 28.4%, 민주당 21.7%, 한국갤럽은 같은 날 새누리당 39.0%, 민주당 21.0%의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새누리당 우세였다.

공중파 3사는 투표마감과 동시에 출구조사 결과를 내보냈다. KBS는 새누리당 121~143석, 민주당 101~123석, MBC 새누리당 118~136석, 민주당 107~126석, SBS는 새누리당 123~147석, 민주당 97~120석으로 예측했다. 결과는 여론조사 예측치를 비켜갔다. 민주당은 123석을 얻어 122석에 그친 새누리당을 제치고 제1당으로 올라섰다.

문성준 인하대 교수(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는 "믿을만한 선거 여론조사가 되려면 나이와 성별은 물론 교육 정도와 종교 등의 항목까지 포함시켜 예측타당도를 높여야 한다"며 "특히 무작위단순표집으로 샘플을 추출하다보니 응답률도 떨어지고 정확도도 낮다"고 말했다.

/박정환 기자 hi2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