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있지만 학생과 가정, 학교 등 모두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정부가 지난주 '원격수업 운영 기준안'을 마련해 배포했지만 경기도내 일선 학교들은 기본적인 인프라조차 갖추지 못하면서 차질이 우려된다.
 
1일 일선 학교와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도내 초·중·고등학교에 올해 1월 기준 2460교 149만여명의 학생이 있다. 이중 교육청과 학교 등 보유한 스마트기기는 업무용을 제외하고 5만5731대다. 학생 수 대비 약 3.74%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학생들이 온라인 학습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보기기 접근성(컴퓨터, 인터넷 등)이 어려운 학생을 대상으로 스마트기기 대여를 신청받고 있다.
 
지난달 25일 기준 285개 학교에 2751명의 학생이 신청했고 이 중 학교보유 1313개와 교육부 지원 1438대로 모든 신청학생에 지급을 완료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취약계층 및 스마트기기가 필요한 학생의 전수조사를 통해 추가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맞벌이 가정이나 학생들은 걱정이 크다.
 
실제 한국교육개발원이 2018년 발간한 '중등교육 온라인 개방형 교육체제 구축 방안' 연구보고서를 보면 중·고교생 중 원격수업을 들어본 경험이 있는 학생은 0.3%에 불과하다. 원격수업이 교육부와 교육청의 '시범사업' 차원에서만 이뤄지다 보니 극히 일부의 교사·학생만 원격수업을 경험해 본 것이다.
 
봉담고등학교 3학년 류경균 군은 "학생이 2명 이상인 집에 컴퓨터가 2대 이상 있다는 보장은 없다"며 "온라인 수업은 선생님들도 처음이라 학교 역량에 따라 수업의 질이 달라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어 "이런 기반에서 내신과 수능을 준비해야 한다니 막막하기만 하다"며 "교육부가 대책없는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학생들과의 신뢰·친밀감 조성이 필수적인 초등학교 교사들의 고민도 있다.
 
도내 한 초등학교 A 교사는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쌍방향 소통이 더욱더 어렵고 담임교사가 여러 과목을 가르치며 학생들의 태도와 기본생활습관을 잡아주는 것이 중요한데 온라인 수업은 이 기능을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A 교사는 "학교도 최대한 지원을 통해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겠지만 집에서 수업을 받는 학생의 경우 80% 이상이 어머니의 손길로 수업을 진행하기 어렵기에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교실 안에서도 20~30분이면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학생들을 집중하게 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덧붙였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초등학교 저학년의 온라인수업 문제점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초등학교의 개학이 가장 늦게 이루어지는 만큼 그 사이에 해결 방안을 마련해 온라인수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오석균 기자 demo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