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초부터 비상회의·지원
정부보다 앞선 선제적 대응
인천공항 입국 중국 유학생 직원 배치 발빠른 격리 이송
구로 콜센터 집단감염 나자 하루 만에 상담원간 가림막
자체 답변 매뉴얼 '기대이상'
▲ 수원시 시민봉사과는 서울 지역 콜센터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례가 나오자 다음날 즉시 콜센터 직원들의 안전을 위한 가림막 설치 등 조치에 나섰다. 이는 정부 방침보다 빨랐다. /사진제공=수원시


수원시 직원들이 오래 전부터 쌓아온 '적극행정'은 이번 '코로나19' 사태에도 역시 빛났다.

기초단체 차원에서 정부보다 빠른 대처였다.

덕분에 방역 효율성이 크게 확대됐다.

지난 2월2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입국장. 한 무리가 중국에서 입국한 유학생을 기다리고 있었다.

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출장 나온 수원시 관계자와 안내요원들이었다.

'수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는 팻말을 들고 중국 유학생을 맞이한 이들은 대절한 버스에 태워 공항부터 학교까지 데려다줬다.

버스 안에는 마스크와 손세정제가 있었다.

덕분에 유학생들은 그 누군가와 접촉도 없이 대학까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도착 뒤에는 체온 측정 등 건강상태를 확인받고, 기숙사 격리 또는 자택격리 안내를 받았다.

수원시가 실행한 '코로나19 안전대책'의 일환이다.

수원에는 경기대·성균관대·아주대 등 중국 유학생이 857명에 이른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시는 2월7일부터 대학교와 비상회의를 열고 수송, 방역물품 지원 등 대책을 내놨다.

전국 최초 시도라 노하우가 부족했지만, 직원들이 돌파했다.

평소 '청년지원' 업무를 맡은 청년정책관은 TF 체계로 전환, 대학교와 촘촘한 협력을 펼쳐갔다.

유학생 입국이 워낙 유동적이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체크했다.

이들은 정부의 별도 지원 없이 외로운 싸움을 해야 했다.

10여일 지나 교육부가 휴학을 권고하고, 중국 정부에서 통제도 강해지자 한숨 돌릴 수 있었다.

시 청년정책관의 노력은 다른 지역까지 소문나 대학 사이에서 "수원시가 부럽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용인 한 대학 관계자는 2월 취재 당시 "수원 대응이 너무 빨라 놀랐다"고 했다.

오민범 청년정책관은 "시 대처와 맞물려 유학생 통제가 이뤄지며 우려했던 혼선은 없었다"며 "직원들은 앞으로도 맡은 자리에서 시민의 안전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봉사과의 대응도 적극적이었다.

시민봉사과 직원들은 3월10일 서울 구로 콜센터에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34명이 근무(타 부서 합쳐 122명)하는 콜센터 등 시설에 주목했다.

시민봉사과는 예방이 시급하다고 판단해 상담원 간 50cm 높이 투명아크릴판(가림막) 설치, 일방향 배치, 보건관리자 지정 등 대책을 내놓았다. 고작 하루 만에 이뤄졌다.

그 뒤 이틀이 지나서야 고용노동부에서 가림막 설치 등 지침이 내려왔다.

시 시민봉사과 직원들이 정부보다 먼저 선제적인 조치를 한 것이다.

이들 직원은 뿐만 아니라 콜센터에 코로나19 관련 질문을 분석해 자체적인 '답변 매뉴얼'을 만들었다.

중앙 차원의 매뉴얼은 지역마다 편차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 결과 민원응대 효율성이 기존대비 50% 이상 증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란자 시민봉사과장은 "정부의 지침을 기다리다가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판단에 자체적인 대안을 바로 만들어 실행했다"며 "오늘도 고생하는 직원들에게 시민의 위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