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역유입 지속되고 있지만 중앙검역의료센터 이미 포화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해외 유입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인천을 중심으로 감염병 대응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최대 수용 인원이 50명에 그치는 인천공항 인근 국가격리시설을 확충하고 감염병에 적극 맞설 전문 치료병원을 조속히 설립해야 한다는 요구다.

31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1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한 이후 한국인이 해외에서 감염된 뒤 국내로 들어오는 '역유입'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실제 인천시 누리집에 게시된 코로나19 현황판을 보면 이달 20일부터 현재까지 인천에서 발생한 확진자 28명 중 해외발 확진자가 약 80%(22명)를 차지했다.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곳은 미국과 유럽 등 해외발 입국자들이 쏟아지는 인천국제공항이다.

공항 검역 과정에서 발견된 감염 의심자를 최대 50명까지 수용하는 중앙검역의료지원센터는 이미 포화 상태다.

이 센터는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유행을 계기로 신종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해 지상 4층(연면적 3873㎡) 규모의 최상급 국가격리시설로 지어졌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역할적 한계에 부딪친 것이다.

인천권역 감염병 전문병원의 필요성도 더욱 부각되고 있다.

현재 지역 감염병 의료 체계는 인천의료원을 중심으로 가천대 길병원과 인하대병원 등 3개 병원 전담 체제로 짜여졌다.

길병원과 인하대병원의 경우 일반환자 진료 기능도 겸하고 있어 사실상 인천의료원이 감염병 전문병원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인천 유일의 공공의료기관인 인천의료원은 여전히 의료 인프라와 의료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의 핵심 요소 중 하나가 배후 병원의 감염병 대응 경험과 역량이란 점을 고려했을 때 인천시의 적극적 관심과 투자가 절실하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기존 공공병원을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지정해 인력과 설비 등을 지원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인천의료원의 감염병 전문병원 특화에 따른 공공의료 공백을 제2인천의료원 설립으로 메워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아울러 감염병 전문병원이 조속히 설립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4·15 총선을 앞두고 인천권역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을 공약한 정치인은 더불어민주당 맹성규·박찬대, 정의당 이정미 후보 등 소수에 불과하다.

조승연 인천의료원장은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과 지역 공공의료 강화는 하나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동시에 이뤄질 필요가 있다"며 "정치권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인천시가 감염병 전문병원을 설립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