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항 한·중 페리 선상, 2009년.


2009년 인천항 제2국제여객터미널에서 중국의 청도(칭따오)로 향하는 한·중페리에 몸을 실었다. 수속을 거쳐 배에 오르자마자 서둘러 갑판으로 나갔다. 선상에서 바라보는 인천항과 주변의 풍경이 궁금했다. 내항에서 출발한 페리는 그 거대한 몸집을 비집고 아슬아슬하게 갑문을 통과해 서해로 나아갔다.

거대한 페리의 선상에서 바라보는 인천의 풍경은 상상 이상으로 아름다웠다. 특히 저녁 6시에 출항하는 페리에서 바라보는 노을은 황홀 그 자체였다. 나는 카메라 앵글로 들어오는 인천항과 주변 풍경을 쉼없이 담았다. 그 감흥을 쉽게 내려놓지 못해 배가 서해상으로 한참이나 나아갈 때까지 계속 선상에서 머물렀다. 그렇게 인천에서 출항한 한중페리는 다음날 아침 중국 청도에 도착했다.

이제 인천과 세계를 연결하는 또 하나의 관문이 될 '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이 오는 6월15일 송도국제도시 9공구에 개장한다. 이제 더이상 인천 내항에서 출발하는 한·중페리는 탈 수 없게 됐다. 오랜 시간 수많은 사람들의 이별과 만남을 이어주던 국제여객터미널은 그 추억을 간직한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기존 제2국제터미널은 내항 1·8부두 재개발구역에 포함돼 오는 2024년 컨벤션·시민창작센터·갤러리 등을 갖춘 해양문화지구로 새롭게 변모한다.

새롭게 개장하는 송도의 '신국제여객터미널'은 세계 최고의 시설과 조형미를 갖춘 터미널이다. 2030년 기준으로 신국제여객터미널의 이용객과 주변 지역 방문 수요가 연간 73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는 또다시 꿈을 꾼다. 새롭게 개장하는 송도의 국제여객터미널에서 페리를 타고 아름다운 인천의 노을 바라보며 서해를 가로질러 대륙으로 가는 꿈을.

/포토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