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가장 먼저 해외입국자 선제적 검사
▲ 박남춘(앞줄 왼쪽) 인천시장이 지난달 19일 공항철도 검암역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다중이용시설 방역과 대응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중국을 중심으로 발병하던 코로나19는 미국·유럽 등지에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30일 기준 미국과 이탈리아 확진자는 각각 13만9675명, 9만7689명으로 중국(8만1470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중국발 유입, 신천지 집단 감염 등의 고비를 넘은 국내에서도 코로나19 대응은 해외 입국자 관리로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31일 오전 9시 기준 인천 코로나19 확진환자 총 67명 가운데 해외 방문자는 25명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 24일 이후 최근 일주일간 인천 확진자는 25명인데, 이중 해외 유입 사례가 20명으로 80%에 이른다. 공항과 항만을 두고 있는 인천시는 전국 최초로 이달 초부터 재난문자를 통해 입국자의 자발적 신고와 검사를 안내한 데 이어 전 세계 입국시민으로 검사 대상을 확대하면서 선제적 조치에 나서고 있다.

"인천시는 전국에서 가장 먼저 해외 입국자들에 대한 선제적 검사를 시작했습니다. 국무총리께서도 선제적 조치로 코로나19 확산을 막고 있다고 평가하며, 중앙방역대책본부와 타 시·도에서도 인천의 모범사례 도입을 검토하도록 했습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지난 2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재난문자를 통해 3월2일부터 유럽·미국 입국자 중 인천 거주자에 대한 자발적 검사와 신고를 안내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인천시는 이날부터 코로나19 전수 검사 대상을 유럽·미국 입국자에서 전 세계 입국 인천시민으로 확대했다. 해외 입국자의 코로나19 확진 증가 추세는 선제적인 검사와도 궤를 같이한다.

▲지역 확산 차단한 선제적 검사

해외 입국자의 잇따른 확진은 지역사회 감염 확산 차단 조치의 결과이기도 하다. 시 자료를 보면 30일 기준 해외에서 입국한 전수조사 대상자 955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이 가운데 17명이 양성으로 판정됐다. 정부가 전면 검역에 나선 지난 22일 이전부터 시가 선제적으로 유럽·미국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전수 검사에 나서면서다. 앞서 시는 지난 2일부터 유럽과 미국에서 돌아온 인천 거주자들에게 무료로 코로나19 검사를 벌여왔다.

특히 자진 검사를 재난문자로 안내하면서 확진자 조기 발견 성과도 거두고 있다. 지난 28일 중구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30대 부부가 대표적 사례다. 이들 중 1명은 확진될 때까지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았지만, 해외 입국자 검사 안내 문자를 받고 선별진료소를 방문했다.

해외 입국자 관리에서도 인천시는 정부 지침보다 강화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7일부터 기존 유럽발 입국자에 더해 미국발 입국자에게도 특별입국절차를 적용하고 유증상자 검사, 무증상자 자가격리 등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시는 같은 날부터 유럽·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입국자 중 인천 거주자 전수검사로 확대 시행했다. 확진환자를 조기에 발견해 지역사회 전파를 막으려는 조처다.

박남춘 시장은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 추세로 해외 확진자의 국내 유입이 늘어나는 만큼 입국자로 인한 지역사회 감염 발생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시민들도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임시격리시설·이동버스 대책

입국자 검역 강화 절차로 자가격리 대상자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임시격리시설도 마련됐다. 시는 지난 25일부터 자가격리자가 안전하게 머무를 수 있도록 인재개발원과 청소년수련관을 임시격리시설로 활용하고 있다. 주거환경이 열악하거나 중증환자 가족과 함께 거주하는 등 자가격리가 어려운 시민이 대상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유입 사례가 증가하면서 무증상자에 대한 격리 관찰을 강화하고, 자가격리가 여의치 않을 경우 개별 증상을 관리해 지역사회 전파 위험을 차단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시는 설명했다.
임시격리시설은 서구 인재개발원 28개 실을 시작으로 남동구 청소년수련관 17개 실이 추가로 가동된다. 입소자에게는 안전한 격리 생활을 위해 도시락과 세면도구 등 생필품, 도서 등이 제공된다. 외출이나 면회는 금지되고, 담당 공무원과 간호사가 24시간 근무해 증상을 확인한다.

해외 입국자들이 자택이나 거처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한 버스도 운행되고 있다. 시는 지난 28일부터 26인승 공항 리무진 버스 2대를 인천국제공항부터 송도국제도시까지 운행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송도 인천대입구역부터 자택까지는 군·구별 수송 지원 대책이 마련됐다.
해외 입국자 이동 버스는 매일 6차례씩 비행기 스케줄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행된다. 지난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탑승객은 14명이었다. 이 가운데 11명은 연수구·부평구 등 관용차를 통해 귀가 조치됐고, 나머지 3명은 자가용과 택시를 이용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