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근로자·귀화인 등과 아열대 작물 재배 경험
"김포에 맞는 법 실증시험"…소득·일자리창출 계획

"김포지역 토양과 기후에 맞는 재배법을 찾는 것이 이번 실험의 목적이죠."

조종술(사진) 아시아로컬푸드복지협동조합 이사장이 아열대 채소의 김포 내 농가의 재배 가능성을 살피기 위한 실증시험에 도전한다. 김포농업기술센터 지원을 받아 다음 달 고촌읍과 양촌읍 3곳의 농가에서 시작될 실증시험 대상은 공심채와 오크라 등 2종.

시험은 온도 조절이 없는 무가온 시설 2곳(하우스)과 노지 1곳에서 병충해 발생 정도와 생육 및 과실 특성, 수확량 등을 시험재배조사기준과 양식에 맞춰 진행된다.

공심채는 중국 남부에서 동남아시아에 분포하는 1년생 초본식물로 줄기 속이 대나무처럼 비어있는 메꽃과 잎채소다. 한국인의 밥상에 김치가 있다면 공심채는 베트남인 밥상에 빠져서는 안 되는 식자재다. 베트남 음식점에 가면 밥과 함께 살짝 볶아서 나오는 채소 요리가 바로 공심채다. 영양가가 높고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에 효과적이고 피부미용에 좋아 클레오파트라와 양귀비가 즐겨 먹었다고 전해지는 오크라는 아프리카 북동부가 원산지인 아열대 채소다.

조 이사장은 이번 실증시험에 앞서 2014년부터 김포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 근로자와 난민 인정자, 귀화인 등과 아열대 작물을 재배해 이들의 식자재로 공급해 왔다.

물설고 낯선 이국땅이지만 그들 나라의 식자재로 만든 음식을 맘껏 먹을 수 있게 하고 싶은 소박한 꿈에서다.

그는 2009년부터 외국인 근로자들의 인권보호 활동을 하는 대한불교조계종 김포마하이주민센터장으로 활동 중이다.

한 지인이 내준 땅에서 경험도 없이 시작한 일이지만 입소문을 타고 아열대 작물 재배 소식이 알려지면서 수요가 늘기 시작해 그는 지난해 9월 아시아로컬푸드복지협동조합을 설립했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외국인 근로자가 많이 거주하는 지역의 식자재 마트에 아시아로컬푸드복지협동조합 상호를 달아 직접 재배한 아열대 작물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그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난해 경기도에 기온변화에 대비한 아열대 작물재배를 제안해 경기도 지역에서의 아열대 작물 재배 가능성을 조사하기 위한 타당성 조사도 끌어냈다. 김포시농업기술센터가 이번 실증시험을 지원하는 것도 이에 따른 연장선이다.

그동안의 재배가 돈벌이보다 외국인 근로자들 자신의 고향에서 먹던 식자재를 자급자족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었다면, 이번 실증시험은 아열대 작물이 새로운 농가소득원으로서 자리 잡을 수 있는지를 검증하기 위한 것이다.

조종술 이사장은 "외국인 근로자들의 유입이 늘면서 이들이 즐겨 먹는 채소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5~7년 전부터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가 원산지인 작물에 대한 재배가 늘고 있지만 김포지역에서는 표준 재배방법이 없다"고 했다.

그는 이번 실증시험을 통해 김포에서 재배할 수 있는 아열대 작물의 최적 재배법을 찾아 농가소득도 올리고 다문화 가정 등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계획이다.

/김포=권용국 기자 ykkwu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