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의회와 안산시의회가 올해 예산에 배정된 해외연수 비용을 전액 반납했다고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고통을 받고 있는 시민들을 도우는 데 조금이라고 힘이 되기 위해서다. 지금 각급 지자체는 감염병 사태로 신음하는 소상공인 등의 지원을 위한 재원 마련에 비상이 걸려있다. 때만 되면 외유성 해외연수로 지탄을 받아오던 지방의회로서는 모처럼 박수 받을 일을 한 셈이다.

성남시의회가 올해 의원들의 해외연수를 취소하고 관련 예산 전액을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재난대응기금으로 전환키로 했다는 소식이다. 성남시의회는 의원 국외여비 1억500만원과 교류도시 방문 국외여비 3150만원, 의원수행 공무원 국외여비 및 교류도시 방문수행 공무원 국외여비 7250만원 등 모두 2억900만원을 코로나19 재난대응기금으로 전환할 것을 시 집행부에 요청했다.

안산시의회도 지난 30일 의원총회를 열어 올해 공무국외출장을 취소하고 의원 국외여비 및 국제화여비 전액을 삭감키로 했다. 안산시의회 의원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지역 주민들의 피해가 가중되면서 경제위기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헤쳐나가기 위한 재원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올해 공무국외출장을 전면 취소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시집행부가 의회에 요청한 세출 예산 10% 삭감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의회 예산의 구조조정에도 적극 나서기로 결의했다.

정부는 지난 30일 소득 하위 70%에 드는 1400만 가구에 4인 가족 기준 100만원을 지급하는 긴급재난지원금 계획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에 필요한 예산 9조1000억원 중 20%에 해당하는 2조원은 지자체가 감당해야 한다. 지금 시중에는 코로나19발 불황으로 소상공인 등 대다수 시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민들의 안위가 보장되지 않으면 지방의회도, 지방의원도 그 존재가치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어차피 해외연수가 불가능해져서가 아니라, 시민들과 함께 가는 의미에서라도 해외연수 취소는 당연하다. 전국의 모든 지방의회와 지방정부가 불요불급한 예산을 시민들의 고통을 덜기 위한 재원으로 돌리는 데 동참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