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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터뷰] 임기 마친 이충환 초대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장, "방송문화 뿌리 내리려 참 많이 뛰었네요"
[문화인터뷰] 임기 마친 이충환 초대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장, "방송문화 뿌리 내리려 참 많이 뛰었네요"
  • 여승철
  • 승인 2020.03.30 20:49
  • 수정 2020.03.31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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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교육 황무지 인천서 6년
시민 영상제작 프로그램 지원
자유학기제·마을 교육 시행
아태방송개발기구 매년 견학와
이젠 레거시 미디어 부활 도전
▲ 이충환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장. /사진제공=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

"초대 센터장이면서 연임한 센터장으로 각별한 마음가짐으로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특히 방송문화의 황무지라 일컬어지는 인천에서 미디어교육을 제대로 시작할 수 있을까,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뻗어 꽃을 피울 수 있을까 하는 근본적인 물음이 있었고 이런 물음에 해답을 찾기 위한 기간이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적지않은 부분에서 꽃망울을 터뜨렸고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도 달성했다고 생각합니다."

2014년 3월,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가 개관하면서 센터장으로 취임한 뒤 2018년 한차례 연임을 거쳐 6년동안 인천센터의 초석을 다지고 이임하게 된 이충환 센터장은 "지난 19일 두 번째 임기가 끝나던 날, 직원들이 센터 다목적 홀에서 그동안 함께 한 시간들을 영상으로 묶어 보여주더군요. 열악한 환경에서 어려운 순간들을 함께 극복해준 센터 직원들에게 다시 한 번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감회를 밝혔다.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는 대통령 직속기구인 방송통신위원회 산하 시청자미디어재단의 8개 지역센터 중 한 곳이다. 시청자의 방송참여와 권익증진 등이 주요 역할인데 이충환 센터장은 재직 기간동안 조직과 규모에 많은 변화와 발전을 이끌어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개관 초기엔 과연 교육 수요가 있을까하고 걱정을 엄청 했는데 6년의 시간이 쌓이면서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는 국무총리도 찾아와 미디어교육 현장을 살펴보고, 한국을 방문한 미디어교육과 미디어 리터러시를 연구하는 외국의 학자와 전문가들이 반드시 들르는 한국 미디어교육의 살아있는 현장이 됐습니다. 지난 한해만 보더라도 센터의 프로그램과 시설 장비를 이용한 시민이 연인원 기준 8만3700여명에 이릅니다. 소외계층 미디어교육 등 스마트미디어교육을 받은 사람이 1만6400여명입니다. 지난 1년간 TV와 라디오를 통해 방송된 시민제작 프로그램 분량이 2951명입니다. 백령중학교와 덕적중학교를 포함해 인천과 경기남부지역 31개교를 대상으로 자유학기제 미디어교육과 동아리 미디어교육을 시행했고, 박문여고에서는 전국 유일의 미디어 관련 고교학점인정제 시범 교육을 실시했습니다. 연수구와 강화도를 비롯한 인천과 경기남부 지역 16개 마을 대상으로 마을공동체 미디어교육을 펼쳤습니다. 이런 성과 때문인지 외국의 방송기관이나 미디어교육기관 관계자들도 한국의 미디어교육을 살피려 방문합니다. 이와 함게 아시아·태평양방송개발기구(AIBD) 이사국 관계자들은 해마다 방문합니다."

이충환 센터장은 개관 당시 인천센터의 카운터파트너가 다른 지역에서는 시·도광역자치단체인 것과 달리 기초단체이기 때문에 겪었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3년간 공을 들인 끝에 2017년 센터 운영협약의 주체를 인천광역시로 바꾸는 업무협약을 성사시켰다.

"3년동안 혼자서 참 많이 뛰어다녔습니다. 시의 고위 정책 입안자들에게 그렇게 해야만 하는 당위성과 효과를 설득하고 또 설득했습니다. 그런데 다들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실현은 쉽지 않았습니다. 당시 인천시가 재정위기 지자체로 지정 관리될 정도로 재정상태가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7년 인천시와 새로운 업무협약을 맺게 되면서 센터의 관할 업무구역이 인천시 전역과 경기 남부지역이므로 훨씬 더 어울리는 모양새가 되고 실질적인 효과를 갖게 될 수 있었습니다."

이 센터장은 인천의 중앙부처 산하기관들이 대부분 기관명칭 뒤에 '인천지역본부' 정도의 이름을 붙이는 반면 '인천'이라는 이름을 기관명칭 앞에 단독으로 붙이는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는 '인천'이라는 정체성을 가장 앞세우는 기관으로 지역중심의 유전자가 이어지는 지역사회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인천센터의 역할에 대한 자부심도 강조했다.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는 다른 지역과는 다른 각별한 의미와 역할이 있었습니다. 바로 방송문화의 황무지에서 시작한 방송미디어문화와 교육의 전진기지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다른 지역에는 그 지역만의 KBS, MBC, SBS, 지역민방 채널들이 다 있지만 인천은 상황이 다르죠. 그런 환경에 놓인 인천시민들이 TV뉴스를 만들고,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지역정보프로그램의 앵커나 게스트로 활동하고, 사라져가는 지역문화를 영상으로 기록하는 작업을 시민제작자의 이름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필요한 교육프로그램과 장비와 시설을 지원했습니다. 특히 미디어 플랫폼의 변화에도 발을 맞춰 유튜버로 대표되는 1인 미디어 시대, 드론촬영과 증강현실 등의 스마트미디어 시대에 가장 앞장서는 센터, 미디어 트렌드를 선도하는 시범센터로 자리 잡은 것도 성과라 할 수 있습니다."

경기센터가 지난해 개관했고 서울센터는 임시개관 상태였기에 6년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인천센터는 수도권의 유일한 시청자미디어센터로 방통위의 관심이 높았다. 이 센터장은 "현장에 답이 있다"며 인천센터의 특수학교 미디어체험 프로그램과 백령도 등의 현장을 자주 찾아 강연을 통해 어린 학생들에게 미디어에 대한 꿈을 키워주며 '현장의 솔선수범'을 보여준 최성준 전 방통위원장을 기억하고 싶은 인물로 꼽았다.

"신문에서 10년, 방송에서 10년, 공공기관에서 홍보 4년과 미디어교육 6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한번도 미디어를 떠난 적이 없었죠. 2007년 박사학위논문도 '저널리즘에서의 사실성' 개념에 대해 썼습니다. 가짜뉴스의 범람을 미리 내다본 셈이 됐습니다. 지금이야말로 '레거시(legacy) 미디어'가 '사실성'을 바탕으로 논란과 혼란을 정리하는 사회적 기준이 돼야 합니다. 그래야 사회적 에너지의 과도한 낭비와 의미 없는 송출을 막을 수 있습니다. 언론인의 의식과 용기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합니다. '기레기'로 욕먹는다고 두려워하거나 부끄러워 웅크리고 있어선 안 됩니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하는데 저는 지금이 바로 그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레거시 미디어의 부활에 관련한 일을 해보고 싶습니다."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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