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는 정치를 잘하는 방법은 식량을 넉넉하게 하고, 군대를 튼튼히 해 나라를 지키고 백성들의 믿음을 얻는 것이라고 설파했다. 어쩔 수 없이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군대를 버리고, 또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식량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백성의 신뢰는 결코 버려서는 안 된다고 했다. 논어 안연편에 나오는 말이다.

무릇 정치인은 백성의 신뢰를 마지막까지 잃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 정치인이라면 크게 틀린 말일까? 아니라는 대답은 정치인의 지위가 높을수록 크다. 공약(公約)은 대개 공약(空約)으로 끝났고, 지키지 못하는 이유는 반대당 때문이라고 핑계를 대곤 한다.

나처럼 그저 글이나 쓰는 필부야 선거판에 누가 나오든지 상관할 바 아니지만, 그들이 우리 생활을 지배하는 법을 만든다니 간과할 수 없는 노릇이다. 더구나 세금을 함부로 거둬가서 저희의 쌈짓돈처럼 쓰는 경향은 좌우가 마찬가지다. 그래도 우리는 자유민주주의라는 간판 덕분인지 정치인들이 반대당의 눈치를 보고 언론을 통해 국민의 마음을 헤아린다.

이밥에 고깃국을 먹게 해 주겠다는 지도자의 약속을 믿다가 탈진해 두만강을 건너는 탈북민은 요즘도 목숨을 걸고 이어진다.

남이나 북이나 국민 등 따습고 배부르게 해주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무지개 같은 약속이나 하지 말고 한 약속은 기필코 지켜서 믿음을 얻으면 되는데 정치인들이 그렇게 하지 못하니 답답하다.

요즈음 선거운동 하러 다니는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낯이 두껍다는 생각이 든다.
경실련이 최근 총선 후보들을 조사한 결과 음주운전, 무면허 등 전과자가 수두룩한 것으로 나왔다. 이런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된다면 국민들에게 체면이 설 리 없다.
거대 정당들이 공천하는 모습을 보면 국민 뜻과는 달리 계파 별 나눠먹기식이니 도대체 누구를 찍으라는 말인지 모르겠다.

우한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는 요즈음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에 살고 있다고 사람들은 한숨을 짓는다.

이번에 운 좋게 당선되는 국회의원들은 제발 쓸데없는 입은 다물고 민생부터 챙겼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