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전철 지하화는 '한길' 원도심 부활 방안은 '갈래길'

 

▲ 도심을 가로지르는 경인전철 지상구간. /인천일보DB

 

▲ 수봉공원에서 바라본 미추홀구 일대. /인천일보DB

 

 

경인전철 지하화
허종식 정부·여당만 가능한 대형 재정사업
전희경 박 시장 후보 시절 반대한 적 있어
문영미 생태녹지·커뮤니티 공간 창출 효과

원도심 활성화 우선순위
허종식 승기천 물길 되살려 휴식공간 제공
전희경 재개발·재건축, 주민이 원하는 대로
문영미 학교 이전·재정 부족 교육환경 악화



4·15 총선에서 인천 선거구의 가장 큰 변화는 '동구미추홀구갑'의 탄생이다. 중구·강화군·옹진군과 하나의 선거구로 묶여 있었던 동구는 이달 초 새로운 선거구 획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미추홀구갑과 합쳐졌다. 총선을 불과 한 달여 앞둔 때였다. 동구와 주안동·도화동이 속한 미추홀구갑 지역은 인천의 중심지였고, 경인전철이 지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균형발전이 인천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변화의 길목에 서 있는 곳이기도 하다.

동구미추홀구갑 후보로 나선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후보, 미래통합당 전희경 후보, 정의당 문영미 후보로부터 지역 현안인 경인전철 지하화, 원도심 활성화 우선과제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현안 1 경인전철 지하화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후보
=1974년 개통된 경인전철은 인천과 대한민국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했지만, 지상구간은 원도심 발전의 저해요인으로 손꼽힌다. 인천과 경기, 서울의 공동 문제이기도 한 경인천철 지하화는 소통 단절을 가져와 도시 기능을 양분하고, 이는 시민 재산권 피해와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경인전철 지하화를 통한 지상 개발계획 수립으로 주민 쉼터, 주차장, 체육시설, 녹지 공간, 소규모 예술 공간과 영업장 등으로 활용하면 일자리·복지·환경·문화가 어우러지는 공간을 만들 수 있다. 특히 교통복지가 소외된 동구지역에 지하화 사업을 진행하면서 만석·송월역 유치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경인전철 지하화는 정부와 여당만이 해결할 수 있는 대규모 재정 사업이다. 경인전철이 지나는 지역 국회의원, 기초단체장과 협의기구를 구성해 국가 정책과제로 만들어야 한다. 이런 고민 속에서 지난 27일 국회에서 '경인전철 지하화 및 연계사업' 추진을 위해 해당 지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후보자 9명이 함께 공동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는 지역 발전을 위한 집권여당의 당연한 책무이기도 하다. 반드시 경인전철 지하화 사업의 기초를 만들어 갈 것이다.

◆미래통합당 전희경 후보
=인천은 경인전철과 경인고속도로로 인해 주변 주거환경이 낙후됐고, 지역 단절로 이웃 간 격차가 벌어지며 도시 경쟁력은 떨어진 상태다. 거대한 두 개의 장벽을 제거하는 것은 인천의 재도약을 위한 필수적인 과제다. 미래통합당 소속의 유정복 전 인천시장 시절이었던 2017년 경인고속도로는 일반화를 통해서 장벽을 허물 계기를 마련했지만, 경인전철은 지하화를 위한 계기를 아직 만들지 못하고 있다.

경인전철이 지나는 주안역 앞에서 역 뒤로 가려면 걸어서는 3분이지만, 차로는 10분이 넘게 걸릴 만큼 경인전철은 도시 내 이동의 커다란 장벽이다. 하지만 경인전철이 지하화되면 주안역 앞과 뒤라는 격차는 없어지고 이동시간도 단축될 것이다. 그만큼 이동이 편해지고 주거환경의 질은 높아져 도시 경쟁력도 살아날 것이다. 경인전철 지하화를 통해 이웃이 진짜 이웃이 되고, 도시는 진짜 도시로서의 새로운 생명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인천시장은 후보 시절 경인전철 지하화는 비현실적이라고 반대한 바 있다. 그러나 경인전철 지하화는 반드시 이뤄내야 하는 숙원사업이다. 선택사항이 아닌 인천이 살기 위해 반드시 해야만 하는 사업이라는 점을 약속드린다.

◆정의당 문영미 후보
=경인전철 지하화는 인천 미추홀구를 비롯해 부천·서울 등 100만명이 서명한 숙원사업이다. 지역 간 단절과 생태환경의 단절, 소음 등 낙후된 철도시설에 대한 도시재생과 지하화를 위한 재투자 요구가 증대되고 있다.

경인전철 지하화 실현가능성은 높다고 본다. 물론 경제적 타당성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 구로역에서 인천 도원역 구간 지하화의 경우 사업비가 7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국내 사례로 경의선 용산~가좌 지하화, 경원선 청량리~창동 지하화, 경부선 서울~당정 지하화 등이 있다. 특히 경인전철 구간은 국책사업으로 채택된 경부선 지하화 서울~당정 간, 14조3000억원 사업비의 절반 수준이다. 해외 사례로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철도 지하화와 상부 활용을 통한 도심 재창조 등에서 필요성과 실현가능성은 확인되고 있다.
경인전철 지하화는 경제적 타당성 문제로만 따질 사업이 아니다. 균형발전의 시작이고, 수도권 역차별을 해소하는 사업이며, 인천의 단절된 도시를 연결해 지역 경쟁력을 확보하는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이다. 또한 도심 속 생태녹지 공간의 창출, 커뮤니티 공간 조성 사업이다. 경인전철 지하화는 지역 간 불균형 즉,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첫 사업이다.

현안 2 원도심 활성화 우선순위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후보
=공간과 사람과 시스템이 조화를 이뤄야 살기 좋은 도시가 된다. 동구와 미추홀구의 역사성을 보전하면서도 사람이 모이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40여년 동안 지역을 지켜온 사람으로서의 소명의식이기도 하다.

승기천의 물길 복원을 추진하겠다. 지난해 말까지 인천시 균형발전정무부시장을 재임하면서 여기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하고 준비해왔다. 물길 복원으로 치수 효과가 있는 생태하천을 시민에게 돌려드리고, 도심 속에서 숨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

주안의료복합단지를 인천 최초의 신개념 '메디&라이프 복합몰'로 만들 계획이다. 또한 인천도시철도 2호선과 주안지하도상가, 주안역 상권과 연결해 유동인구가 유입되도록 할 것이다. 인천대학교 제물포캠퍼스와 수봉공원을 잇는 문화예술공간을 조성하고, 주안국가산업단지의 구조고도화 사업을 통해 청년일자리도 늘려갈 계획이다.

경인전철 지하화와 송월·만석역 신설, 송림사거리~배다리~연안부두를 잇는 트램 추진, 북성포구와 만석·화수부두를 잇는 역사적 바닷길 복원도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다. 동일방직과 일진전기 터를 활용한 문화콘텐츠 산업 유치 등을 통해 역사를 보전하면서 원주민이 떠나지 않고 젊은이들이 꿈을 실현하고자 모이는 동구·주안·도화를 만들어갈 것이다.

◆미래통합당 전희경 후보
=원도심의 3대 과제는 주거·교통·교육이다. 이들 문제는 순차적이 아니라 동시에 해결돼야 한다.

주거환경 개선은 동구와 미추홀구에 산적해 있는 재개발, 재건축, 도시재생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답은 간단하다. 주민들이 원하는 방식대로 추진하는 것이 정답이다.

원도심의 교통은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 동구와 미추홀구에 부족한 교통 인프라를 늘려야 한다. 미추홀구에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 주안 정차를 추진하고, 동구에는 동인천역과 송림로터리역을 지나는 트램 건설을 추진하고자 한다. 장기적 과제로 인천도시철도 3호선을 건설해 원도심의 교통 활력을 도모하고자 한다.

원도심은 떠나는 곳이 아닌 살기 위해 모여드는 곳이 돼야 한다. 그러려면 교육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돼야 한다. 동구·미추홀구가 자녀를 키우러 찾아오는 교육특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동구에 없는 여자중학교를 신설하고, 미추홀구에 부족한 명품중학교를 만들려고 한다. 또한 지난 4년간의 국회 교육위원회 경험을 살려 보다 많은 교육지원 재정을 확보해 공교육의 질을 확실히 높이겠다.
주거·교통·교육 3대 과제가 해결되면 지역경제, 원도심 상권이 살아나고 일자리도 필연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정의당 문영미 후보
=동구와 미추홀구는 인천에서도 대표적인 원도심 지역이고 그런 만큼 인천 다른 곳보다도 지역 균형발전이 요구된다.

원도심이 도시 정체성을 회복하고 상주인구를 확보해 경제적 재활성화의 선순환 구조를 이뤄 재생에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교육과 교통이 중요할 것이다. 인천 중심지였던 미추홀구는 인천대, 대건고, 박문여고 등이 타 지역으로 이전하면서 교육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동구 역시 교육부 특별교부금이 '제로(0)'일 만큼 교육환경이 심각하다. 또한 경인전철은 원도심을 단절하는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경인전철 지하화 등으로 지역 단절 문제를 극복하고 도심 속 생태녹지 공간, 생활 공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순민·김은희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