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외부 유세도 줄고
법상 수어공보물 필수 아냐
청각·언어장애 2만명 '난감'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다음달로 다가왔지만 지역 농아인들은 선거와 관련된 정보로부터 소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어 통역을 담은 선거 홍보물이나 영상을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로 외부 유세활동과 캠페인마저 사라져 농아인들은 난감한 처지다.

29일 인천농아인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지역 내 청각·언어장애인은 2만3229명이다. 이들 중 대부분은 국회의원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유권자들임에도 불구하고 선거와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얻지 못하고 있다.

청각·언어장애인들은 수어(手語)를 주 의사소통 수단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현행 공직선거법은 수어공보물 제작 등을 필수 규정으로 두고 있지 않다. 시각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한 점자공보물에 대한 언급만 있을 뿐이다.

이에 후보자 정보와 공약을 인지하고 투표에 참여해야 할 농아인들은 후보 선택 과정에서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선거공보물은 활자 형태로 수어가 포함돼 있는 선거영상물은 찾아보기 어렵다. 일부 국회의원 선거 후보들은 자체적으로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기도 하지만 자막과 수어를 병행한 사례는 드물다.

특히 이번 선거는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후보들의 외부 유세활동과 캠페인 또한 줄어들어 농아인들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통로가 좁아졌다.

인천농아인협회 관계자는 "농아인들은 선거 때마다 정보의 절벽에 갇힐 수밖에 없다"며 "이번 선거는 코로나19 사태까지 더해진 만큼 후보들이 자체적으로 농아인의 눈높이에 맞는 정보를 제공하는 등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