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으로 마중 나가지 마세요. 수원시가 해외에서 입국하는 시민을 댁까지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 - 지난 24일 오전 염태영 수원시장 페이스북 '코로나19. 수원시 대응 221보'

"해외 입국자들에게 공항에서 자택까지 승용차를 이용한 귀가를 적극 권장하되, 승용차 이용이 어려운 경우 전용 버스와 열차를 이용해 수송할 계획이다." - 지난 27일 정부 대책.

코로나19 상황이 변하고 있다. 국내상황은 상승세가 꺾이면서 완치자가 확진자를 앞서는 등 안정세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해외유입에 따른 확진자 추이가 심상찮다. 지난 8일 도내 첫 해외유입 사례가 나온 이후 벌써 47명으로 늘었고 전국적으로도 300명을 넘어섰다. 다행인 것은 정부와 각 지자체 등의 입체적인 노력을 보면서 국민은 이번 사태가 조기에 종식되리라는 믿음을 갖는다.

정부와 여느 지자체들도 감염병 확산 차단에 총력이지만, 수원시의 '한 발' 앞선 소통행정과 '두 발' 빠른 현장 행정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수원시의 감염병 예방 노력은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일관성을 유지해왔다. 당시 기초자치단체장으로서 메르스 대응에 한계를 느꼈던 염태영 수원시장은 중앙정부에 '역학조사관' 운영 권한을 이양해달라는 목소리를 냈다. 염 시장은 틈만 나면 정부에 건의를 거듭했다. 수원시도 2018년 이를 규제개혁 과제로 선정하고 행정안전부에 제도 개선을 건의했다. 지난해 4월에도 경기도에 역학조사관 임용 권한 이양을 요청했고, 경기도가 7월 자치분권위원회에 사무 이양을 건의했지만 거기까지였다.

그러는 사이 올해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면서 정부가 5년 전 염 시장의 대정부 건의와 수원시의 제도 개선에 귀 기울이지 않은 과오를 뼈저리게 후회했다. 정부는 역학조사관 확충 약속도 저버리고 5년을 허송세월했다. 각 지자체도 이번에 역학조사관을 늘린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염태영 시장은 지난 2월8일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을 찾은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코로나19 현장 대응력을 높일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해달라고 재차 요청했다. '메르스 일성록'도 전달했다. '메르스 일성록'은 수원시의 '메르스' 대응 과정을 담은 백서다. 메르스 발병 기간인 2015년 5월20일부터 7월28일까지 69일 동안의 수원시 대응을 상세하게 기술했다. 현재 수원시는 '일성록'을 '감염병 대응 매뉴얼'로 활용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3월26일 '코로나 3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염 시장이 정부에 꾸준히 건의했던 '기초지자체에 역학조사관 운영 권한 부여'가 실현됐다. 염 시장의 우직한 행보는 코로나19의 혼란한 분위기에 편승해 숟가락을 얹는 일부 얄팍한 정치인과는 확연히 다르다. 염 시장과 수원시는 해외입국자 대책에서도 정부보다 앞섰다. 시는 지난 26일 증상이 없는 해외입국자를 위한 임시생활시설 운영에 돌입했다.

코로나19 진단 검사결과를 통보받을 때까지 머무르는 공간이다. 이 역시 수원시가 처음이다. 서둔동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 숙소 80여실을 활용했다. 이곳 활용을 위한 절차도 일사분란했다. 사전에 서둔동 주민자치위원장 등 단체장들에게 양해를 구했고, 서둔동 주민들은 선뜻 협조를 약속했다. 유럽·미국발 입국자뿐 아니라 수원시에 주민등록이 된 모든 무증상 해외입국자는 입소 신청을 할 수 있다. 첫날인 26일 오전까지 78명이 신청했다. 입소자는 1~2일 머물며 '양성'의 경우 국가지정병원으로 이송되고, '음성'은 귀가해 2주간 자가격리를 한다. 퇴소자는 수원시가 집까지 승합차로 이송한다.

또 수원시는 입국자를 공항에서 생활시설까지 승합차(1인 탑승)로 이송하고, 식사·위생키트 비용 등을 부담한다는 등의 촘촘한 계획을 세웠다.

시는 이미 지난달 20일 경기대와 성균관대·아주대·경희대 중국인 유학생의 '인천공항~대학 수송' 지원책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는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 노력에서는 단연 으뜸이다. "신속, 정확, 투명한 일처리와 친절한 안내 덕분에 수원에 살맛납니다." 수원시 홈페이지에 이런 글이 연일 오르고 있다.

이처럼 수원시의 '앞선 소통 행정' 노력을 한눈에 알 수 있는 데이터가 있다. 염태영 시장 페이스북 팔로워 1만6812명, 수원시 SNS 친구 44만6611명.

정재석 경기본사 사회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