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C·IOC에 "연령제한 상향" 서신
'불가항력적 사유로 인한 연기' 주장
김학범 감독 포함 코치진 의견 수렴
대회 엔트리 18명 이상 확대 요구도
▲ 지난 1월에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한국의 우승을 이끌며 대회 MVP 트로피를 받고 있는 원두재(울산·가운데). 원두재는 도쿄올림픽 출전권 획득의 일등공신으로 손꼽히지만 1997년생으로 현 규정상 내년 도쿄올림픽 출전이 불투명해진다.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는(KFA)가 '2021년 만 24살이 되는 1997년생 선수들이 그 해 열리는 올림픽에서 뛸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의 공식 서신을 아시아축구연맹(AFC)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전달했다.

협회는 26일 "내년으로 미뤄진 도쿄올림픽 축구 종목 참가 자격에 대한 의견을 정리해 공식 서신으로 두 기관에 보냈다"고 밝혔다.

서신을 보낸 이유는, 도쿄올림픽이 2021년으로 미뤄지면서 올림픽 대표팀의 주축을 이뤄 예선부터 활약해 온 1997년생 선수들의 경우 지금 기준을 적용하면 출전자격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현재 올림픽 종목 가운데 유일하게 남자 축구만 연령 제한(만 23세 이하)이 있다.

이에 협회는 서신을 통해 "올림픽 출전을 위해 예선을 치르고 준비해 온 선수들이 코로나19라는 불가항력적인 사유로 대회가 미뤄져 본선에 참가 할 수 없는 것은 불공평하다"며 올림픽 참가 권리 보호를 주장했다.

또 "올림픽 명칭을 포함해 모든 사항들이 유지되고 개최 시기만 조정된 만큼 본선 진출을 달성한 선수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고 본선 무대에서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조치를 해주시길 요청한다"며 1997년생 선수들의 도쿄올림픽 참가 허용을 요구했다.

아울러 협회는 엔트리 숫자 관련 건의도 함께 전했다.

올림픽 예선을 비롯해 FIFA 및 각 대륙 연맹의 모든 대회 엔트리는 23명으로 구성되는데, 올림픽 축구만 오래 전에 결정된 18명 엔트리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지적한 것.

이에 협회는 "18명 엔트리는 시대에 뒤떨어지고, 국제 축구의 최근 흐름과도 맞지 않기에 올림픽 연기와 함께 엔트리 확대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협회는 24일 도쿄올림픽 연기가 전격 발표된 직후부터 실무진을 비롯해 각 관련 단체의 상황과 여론 등을 파악하고 향후 계획을 준비하며 김학범 감독을 포함한 올림픽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의견을 수렴해 이런 결론을 내렸다.

김학범 감독 역시 1997년생 선수들이 내년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의견을 냈다.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는 "예선을 통과한 선수들이 본선에 참가하는 것이 올림픽이 추구하는 공정성과 스포츠 정신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며 "호주 등 참가선수 연령을 늘리는데 동의하는 다른 국가와 함께 해당 선수들이 기회를 잃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