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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일보 평화연구원] 가동 중단 된 개성공단과 마스크 생산
[인천일보 평화연구원] 가동 중단 된 개성공단과 마스크 생산
  • 정찬흥
  • 승인 2020.03.26 18:56
  • 수정 2020.04.14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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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멀어 보이는 … 코로나19 극복 전초기지로 전환
▲ 파주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전경. /인천일보DB

 

개성공단은 6·15 남북공동선언에 따라, 개성시 일대 9만3000㎡ 부지에 조성돼 2004년 12월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2016년 2월 전면 중단 때까지 125개 업체가 입주해 연간 5억6천만 달러 규모의 제품을 생산했으며, 북한 노동자 수는 5만5천여 명에 이른다. 인천지역 16개, 경기도 38개 업체(개성공업지구재원재단 통계자료)가 각각 입주해 공장을 가동해왔다.
이중 마스크 생산업체는 안양시 동안구에 본사를 둔 에버그린이며, 보건용 마스크와 방진 마스크를 제조해왔다. 이밖에도 고양시 덕양구 영이너폼 등 70여 곳의 봉제업체가 면 마스크를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공포에 휩싸였다. 감염 환자가 하루에 수만 명씩 늘어나고, 사망자 수도 매일 2천 명을 넘나들고 있다. 국경을 폐쇄하고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거나 전 국민의 이동을 막는 나라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뚜렷한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은데다 백신도 1년 뒤에나 나올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지금 당장은 확산을 막기 위한 예방이 최선이라고 한다. 그 방법으로 손 씻기, 개인 간 거리두기와 함께 마스크 착용을 강조한다. 하지만 마스크 생산량 절대부족으로 약국 앞은 매일 장사진을 이룬다.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들조차도 마스크와 방호복 부족을 호소한다. 이 같은 의료장비 부족 사태는 전 세계가 동일하게 겪고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의료장비 지원을 요청했다. 이를 계기로 '개성공단 마스크 생산 논의'도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유엔제재를 앞세워 공단 가동을 가로 막았던 미국의 상황과 태도 변화에 따라 '공단 재개가 성사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코로나19' 확산

코로나19가 최초 발병한 2019년 12월 01일 이후, 202개 국가에서 46만 명의 환자가 발생해 이중 2만여 명이 사망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1월 20일 첫 환자가 확인된 뒤, 2개월 여 만에 9200여 명이 감염됐고 사망자도 130명을 넘어섰다.

최근에는 유럽과 미주대륙에서 환자와 사망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국경을 폐쇄하고, 약국과 생필품을 제외한 모든 상점의 문을 닫는 국가가 증가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확진자 수는 중국에 근접했고, 미국도 바짝 뒤를 쫓고 있다. 스위스와 영국의 감염자 숫자도 26일 하루 만에 우리나라를 앞질렀다.

'마스크 대란'을 겪고 있는 대한민국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가장 강조되는 것이 '마스크' 쓰기다. 하지만 공급량이 절대 부족해 약국 앞에서 긴 줄을 서야 하는 불편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연일 '생산을 늘리겠다'고 고 발표하지만 하루 소요량 3천만 장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를 채우느라 3월 한 달 간 2145만 장을 중국에서 수입했고, 하루 1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는 미국에서도 일부 물량을 수입했다.

일상이 된 마스크 재사용

최근 마스크 사태가 진정기미를 찾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이는 일종의 착시에 불과하다. 개인에게 공급되는 마스크 2장으로 일주일을 버텨야 한다. 마스크 한 장을 3~4일 간 계속 써야 하는 것이다. 의사협회는 마스크 재사용이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기능을 유지한 상태에서 살균, 건조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마스크를 구하는 것이 어려워지자 재사용이 당연시 되고 있다. 학교가 개학을 하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전 세계 마스크 부족 실태

마스크가 부족한 것은 국내뿐만 아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대부분의 나라들이 마스크 대란을 겪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상점에는 마스크와 손 세정제가 바닥났고, 생필품 사재기에다 총기류 구매도 급증하고 있다. 일본이나 중동, 남미 등지에서도 마스크 구입이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려면 '앞으로 최소 12개월은 걸릴 것'이라고 예측한다. '마스크 확보 경쟁'이 심각한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개성공단 마스크 생산 시설

'개성공단 의료장비 생산'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개성공단 입주업체와 북한 노동자들이 투입된다면 부족 물량 해소에 크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개성공단에 보건용 마스크를 생산하는 공장이 있고, 면 마스크 생산이 가능한 봉제공장도 70여 곳에 이른다고 설명한다. 신한용 전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개성공단에 북한 근로자 3만5천 명이 투입되면 보건용 마스크는 물론 하루 1천만 장의 면 마스크를 생산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세계적 명품 의류 브랜드인 구찌와 발렌시아가, 생로랑 등도 마스크 생산에 나서는 상황을 고려하면, 충분히 실현 가능한 주장이다.

개성공단 가동 찬성 의견 및 국민청원

민주당 설훈, 박광온, 우원식 의원과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 등은 "마스크 품귀는 세계적 현상이고, 미국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북한도 마스크가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인도적 지원을 위해 '유엔 제재조치'의 일부를 면제할 수 있는 안보리 결의안 2375조 26항을 제시하며 "개성공단의 마스크 생산은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는 대상"이라고 말한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도 이를 요구하는 청원이 6개나 올라와 서명을 받고 있다. 이중 하나는 서명자가 1만2천 명을 넘어섰다. 지난 23일 시작된 청원은 "개성공단은 시설, 기술, 인력은 물론 전력, 통신, 공업용수 문제도 해결된 곳"이라며 "베트남의 1/3 단가로 한 달에 1억 벌의 방호복을 생산할 수 있는 공단 재가동에 미국과 WHO(세계보건기구)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의 부정적 반응과 통일부의 유보적 태도

이에 대해 야당과 보수언론들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위반 여부에 대한 검토도 없는 내용"이라는 부정적 입장이다. 통일부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지난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극복 취지에 공감하고, 개성공단 재가동 입장도 변함이 없지만, 현실적 문제들을 점검해야 한다"고 난색을 표시했다.

코로나19 사태를 둘러싼 남·북의 상황

우리나라는 최근 들어 확진자 증가폭이 둔화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대응도 전 세계의 호평이 이어지면서, 진단키트 지원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북한은 표면적으로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조만간 방호장비 부족사태를 겪게 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4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코로나19를 반드시 극복할 수 있도록 조용히 응원하겠다"며 '코로나19' 사태를 언급했다.

미국의 입장 변화 조짐

미국은 말 그대로 패닉 상태다. 확진자가 하루 1만 명 씩 늘어나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어 21일 뉴욕주를 중대 재난지역으로 지정한 뒤, 첫 번째 조치로 마스크 100만 장을 지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속옷, 주류업체까지 동원해 마스크와 세정제 생산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김정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 "코로나19 사태 진정을 위해 북한과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지난 24일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를 통해 의료장비 지원을 부탁했다. 남한과 북한, 미국 등 3개국 정상간 소통이 재개된 모양새를 갖춘 것이다.

'개성공단을 바이러스 전쟁의 전초기지로 전환하자'

통일보건의료학회(회장·김신곤 고려대 의대 교수)는 지난 11일 "세계가 직면한 현재의 보건학적 위기를 남북한 생명의 끈을 연결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개성공단을 '남북을 넘어' 전 인류의 바이러스와의 전쟁의 전초기지로 전환하자"면서 "마스크와 고글, 안면보호구, 장갑, 보호복 등 감염병 위기대응 물자를 '패키지'로 생산하는 단계로 논의를 발전시켜 나갈 것"을 촉구했다.

/정찬흥 논설위원·인천일보 평화연구원 준비위원 report6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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