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특혜제공·청탁 4명 적발…문책성 인사
내부 "빙산의 일각일 뿐, 사적 의전도 공공연해"

인천국제공항에서 근무하던 현직 경찰관 3명이 기업인 등 특정 민간인들에게 인천공항 귀빈주차장 사용 특혜를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 문책성 인사 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자신의 지인이 이런 특혜를 받을 수 있도록 공항 근무 하위직 경찰에게 수차례 청탁을 한 경찰서 간부도 적발됐다.

24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상급기관인 경찰청 감찰부서는 지난달 인천경찰 4명이 '경찰공무원 행동강령을 위반했다'는 내용의 감찰 조사 결과를 인천경찰청에 통보했다.
본청 감찰에 적발된 A경사 등 3명은 인천공항경찰단에 근무하면서 인천공항 귀빈주차장을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273면 규모(면적 9791㎡)의 귀빈주차장은 인천공항공사에서 운영하는 시설로 귀빈실 이용자와 출입국 의전 행사 관련 차량들을 위한 편의시설이다. 이용료는 무료다.

경찰과 세관 등 유관기관이 이 주차장을 사용하려면 공사 측에 협조를 구해야 한다.
그러나 A경사 등 3명은 민간인들이 귀빈주차장을 이용할 수 없는 대상임에도 특혜를 제공하기 위해 공사에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과 함께 감찰 조사를 받은 일선 경찰서 B경감은 평소 친분이 있는 A경사에게 귀빈주차장 사용을 4차례 청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B경감이 부탁을 했던 민간인은 전직 경찰과 기업인 등으로 확인됐다. 그는 과거 인천공항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어 공항경찰단의 업무 시스템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청 감찰부서는 지난해 말 이 같은 내용을 제보받고 감찰에 들어갔다. 감찰 조사 결과를 통보받은 인천경찰청은 징계위원회를 열고 '직무와 연관성이 없다'며 이들 4명에게 경고 처분을 내렸다. 아울러 A경사 등 3명에 대해 경찰서로 전보 조치하는 등 문책성 인사 발령을 냈으나 이미 경찰서에서 근무 중인 B경감에겐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귀빈주차장 특혜 제공 문제가 불거지자 경찰 내부에선 공항 경찰들 사이에서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다는 의심을 받는 '사적 의전'에 대해서도 진상 조사를 벌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경찰관은 "귀빈주차장 특혜 문제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출입국 과정에서 경찰관이 기업인 등 특정 민간인을 귀빈처럼 모시는 사적 의전도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