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 제도
조건·절차 여전히 높은 문턱
"신용 낮으면 받기 까다로워"
정, 내달 '패스트트랙' 본격화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을 찾는 소상공인들이 늘고 있지만, 까다로운 대출 조건과 절차로 인해 현장에서는 불만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24일 오전 10시 미추홀구 주안동에 위치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인천남부센터는 일찌감치 대출 절차를 밟기 위한 지역 소상공인들로 붐볐다.

이날 새벽 4시에 일어나 6시에 센터에 도착했다는 옹진군 영흥면 수협수산물직판장 내 횟집 운영자 A씨는 "서두른다고 6시에 왔는데 이미 내 앞에 4명이 대기하고 있더라.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의 상황이 느껴졌다"면서 "영흥도는 관광지라 겨울철에는 안 그래도 장사가 안되는데 올해는 (코로나19까지 겹쳐) 더욱 힘들다. 어쩔 수 없이 나가는 가스비와 전기세만 간신히 내고 있는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기존 대출처럼 이번 경영안정자금도 신용등급이 낮으면 받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저신용자에 대한 규제도 어느 정도 완화해 지원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고 했다.

현재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들이 자금을 받기 위해서는 소진공에서 정책 자금 지원 확인서를 받은 뒤 지역신용보증재단에서 보증심사를 받고 보증서를 발급해야 한다. 이후 시중 은행에서 약정을 체결해 대출을 받는 3단계로 이뤄진다. 대출실행까지 빠르면 4주 내외, 길면 최대 2개월까지 소요된다.

정부는 뒤늦게서야 대출 병목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신용등급 별로 대출 창구를 나누고, 소상공인 확인과 대출을 한 번에 진행하는 패스트트랙 제도를 시범운영 기간을 거쳐 4월1일부터 본격 시행하기로 했다.

지주현 인천시소상공인연합회 사무처장은 "제조업의 경우 소진공에서 직접 대출을 바로 해줬다. 우리도 병목현상이 너무 심해 대책 마련을 지속적으로 요구했지만 현재도 상황은 같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는데 돈 빌리러 오는 사람들이 이렇게 한곳에 몰려있으면 문제가 되지 않겠냐. 서둘러서 대책을 마련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