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가 '경기도형 재난기본소득'을 도입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24일 이 지사는 재난기본소득 관련 브리핑을 열고 "오는 4월부터 도민 1300여만명에게 1인당 10만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반가웠다.

'교회 집회 논란', '다중이용시설 행정처분' 등 우울한 소식만 들리는 와중에 긍정적인 얘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기자 생활을 하다보면 자연스레 눈길이 가는 사안들이 있다. 재난기본소득이 딱 그렇다. 주변에 자영업을 하는 가족과 친구들이 많은 탓인지 자연스레 경제 관련 정책은 유심히 살펴보는 버릇이 생겼다.
코로나19가 강타한 대한민국은 현재 '코로나 우울증'을 겪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확산되면서 사실상 외부 활동이 전면 금지됐고 국민들은 집에 갇힌 신세가 됐다.

상황이 이렇자 국내 가맹사업점 5곳 중 1곳(약 18%)의 매출이 반토막났다는 통계 자료가 나오기도 했다. 과연 사실일까.

궁금증을 못 이기고 학창시절부터 이용하던 집 근처 PC방에 가서 최근 분위기를 물어봤다. 직원은 '마스크 착용', '이용자 명부 작성 및 관리', '이용자 간 최대한 간격 유지' 등 앞서 도가 발표한 다중이용시설 행정처분으로 손님이 크게 줄었다고 호소했다.

심지어 PC방을 급습한 부모들이 아이들을 야단치고 끌고 가는 모습도 비일비재하다고 덧붙였다. 인근 노래방 사장 역시 "4월까지는 꼼짝없이 문을 닫아야 한다"며 "가장에겐 코로나보다 궁핍한 삶이 더 무섭다"고 쓴웃음을 보였다.

재난기본소득은 반창고다. 코로나19로 상처가 생긴 도민들에겐 이같은 비상약품이 절실하다. 특히 권고라는 이름으로 도내 다중이용시설 등이 사실상 올스톱된 상황에선 더욱 그렇다.
자영업을 하는 친구에게 이번 경기도형 재난기본소득에 대해 묻자 "정치인이 하는 흔한 거짓말인 줄 알았는데, 진짜 실현됐다"며 놀라워했다. 다른 친구 역시 "돈이 적고 많고를 떠나 지원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기쁘다"고 대답했다.

일각에선 10만원은 너무 적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이 지사 결단으로 도민에게 웃음을 줬다는 점에선 반가운 게 사실이다. 이날 이 지사는 "코로나 방역뿐 아니라 경제 방역도 함께 준비해야 한다"고 재난기본소득 도입 취지를 강조했다.

분명 재난기본소득은 일회성 정책이다. 이에 얼마 지나지 않아 똑같은 경제 위기가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 지사 결단으로 도민들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한줄기 희망을 봤다. 희망은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다. 이번 재난기본소득 도입을 계기로 향후 경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도 나오길 기대한다.

임태환 경기본사 정경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