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급감 호객행위도 쏙
월 평균 단속건 78 → '8건'

코로나19 확산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자 인천국제공항의 골칫덩이 '바가지요금 씌우기'와 '호객 행위'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인천경찰청 관광경찰대는 각종 범죄로부터 외국인 관광객을 보호하고 바가지요금 등 불법 영업 행위를 단속하기 위해 2014년 7월 설립됐다.

경찰관 23명이 관광경찰대에서 활약 중이며 지난해 한 달 평균 90건의 불법 행위를 단속했다.
통상 택시와 콜밴의 부당 요금 수수·호객 행위가 전체 단속 건수의 30~40%를 차지한다.
올 1~2월 단속 건수는 한 달 평균 78.5건 수준을 보였으나 이달 1일부터 19일까지 단속 건수는 '8건'에 그쳤다.

관광경찰대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체감상 10분의 1로 줄어든 것 같다"며 "지난달까지는 평소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는데 3월부터 관광객이 급격히 줄면서 단속 건수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인천공항 이용객은 41만7009명(출입국 합계)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82만8047명보다 85.2%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천공항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국내로 들어오는 주 경로다.
이 때문에 평소 공항 승강장에선 관광객들을 태우기 위해 길게 늘어선 택시나 콜밴 줄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특히 호객 행위를 하기 위해선 공항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여객터미널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흥정을 해야 하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주차비용마저 큰 부담으로 작용하자 아예 호객 행위를 접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여기에 한국관광공사를 통해 들어오던 바가지요금 민원 건수도 크게 줄었다. 택시나 콜밴 운전자가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바가지요금을 씌울 경우 해당 민원은 대부분 관광공사에 접수된 뒤 경찰로 넘어온다.
경찰은 금액에 따라 범칙금 통고 처분 스티커를 발부하거나 사기 혐의로 형사 입건한다.

상황이 이렇자 관광경찰대는 외국인 관광객 편의 제공과 관광 관련 기획수사 등 다른 본연의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관광경찰대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었으나 공항이나 관광지에서 이뤄지는 불법 행위를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