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명에 가까운 인천시민이 쓰는 지역화폐 '인천이(e)음'의 운영 대행사가 주식 시장에서 거래가 정지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운영사는 회계 감사 결과가 '상장 폐지'에 해당된다는 통보를 받아 이의 신청 절차를 밟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시는 인천이음 서비스에는 문제가 없다며 추이를 지켜보고 있지만, 지역화폐 이용과 직결될 수 있는 운영사의 경영 위기에 대응할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를 보면, 인천이음 운영 대행사인 코나아이㈜는 지난 19일부터 코스닥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거래는 코나아이 감사보고서가 '상장 폐지 사유'에 해당되면서 멈췄다.
코나아이는 오는 27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는데, 보고서에 중국·방글라데시 등 해외 법인 자료가 빠지면서 문제가 벌어졌다.
코나아이는 회계 감사에서 '적정'보다 낮은 단계인 '한정' 결과를 받았다.
이달 30일까지 이의신청이 없으면 '코스닥 시장 상장 규정' 제38조에 의해 상장 폐지 절차가 진행된다.
코나아이는 지난 18일 사업보고서 지연 제출에 대한 면제 심사를 신청했으나, 이틀 뒤 이를 철회했다.
코나아이 관계자는 "해외 법인 보고서가 제출되면 충분히 해소될 것으로 본다"며 "국내 사업의 자금 흐름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의 신청 기간이 남아 있지만 이번 사태는 인천이음 신뢰도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인천이음 누적 가입자는 지난달 기준 94만2200명에 달한다. 시는 올해 목표 가입자 수를 120만명으로 잡고, 발행액이 2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천이음 사업에 소요되는 올해 예산은 850억1400만원이다. 시는 "사업의 연계성과 지난해 성과를 고려해 기존 운영 대행사와 협약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을 인천이음에 집중하고 있다.
이달부터는 인천이음 캐시백 혜택을 최대 10%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운영사의 경영 위기가 현실화하면 시민의 카드 서비스는 물론 지역경제도 직격탄을 맞는 상황에 처한다.
류권홍 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거래 중지 위기를 넘긴다고 하더라도 운영사 경영 리스크에 대응하는 보완책을 준비하지 않으면 지역화폐의 지속가능성에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병태 시 소상공인정책과장은 "회계 자료 제출 과정에서 운영사의 업무 착오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주식 거래가 중지되긴 했지만 위급한 상황은 아니다. 인천이음 서비스에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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