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계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 몸살을 앓고 있다. BBC 등 외국 언론에서는 "코로나19 한국 대응 배워야", "성숙한 시민의식" 등 극찬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사망자가 급격하게 발생한 나라와 대한민국을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비교사례로 소개하기도 했다. 지역봉쇄를 통해 해결하려고 했던 이탈리아나 중국과 달리 대한민국은 지역을 봉쇄하기보다는 빠르게 대량의 검사를 진행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관리를 철처히 함으로써 치사율을 현저히 줄이고 있다며, '시민의 자유를 억압하지 않은 민주적이고 효율적인 대응'으로 평가하고 있다. 우리 나라 국민들은 지금 자발적인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과 철저한 개인위생 관리로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우리 국민들이 시민의식을 발휘해야 하는 일이 또 한 가지 있다. 바로 오는 4월 15일 실시하는 제21대 국회의원선거다. 지금과 같은 국가적 재난위기 상황에서도 투표 참여의 중요성은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전쟁 이후에 가장 빠르게 경제발전을 이룩한 나라로도 유명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빠르게 민주주의를 이룩한 나라로도 손꼽힌다. 분단의 상황 속에서 실시된 1948년 제헌국회의원선거는 95.5%라는 투표율을 기록하며 민주주의의 씨앗을 뿌린 최초의 선거였다. 또한 국민의 힘으로 부활한 대통령 직선제를 실시한 1987년 대통령선거에서는 89.2%라는 투표율을 기록하며 민주화 1세대의 디딤돌이 되었다.

최근 이스라엘 총선에서는 코로나19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71.3%라는 투표율(1999년 이후 최고)을 기록했다. 홍콩은 민주화 시위 이후 첫 투표인 구의원선거(2019년)에서 역대 최고 투표율인 71.2%를 기록했다. 이런 사례에서 보듯이 성숙한 시민의식은 역경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것 같다.

물론 시민들이 다중이 모이는 투표소에 가는 것이 꺼려져 투표를 기피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이 힘든 상황 속에서도 국민들이 정상적인 투표를 할 수 있도록 선거관리위원회에서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투표소 방역을 철저히 하고 투표소 입구에서 발열검사를 해 열감이 있는 선거인은 임시기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투표소에서는 손소독제를 사용하고 출입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병원에 입원중이거나 생활치료센터 또는 자택 격리되어 있는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하여는 거소투표 신고를 통하여 우편으로 투표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국민들이 보다 안전하게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이번 국회의원선거를 맞아 선거법에서는 몇가지 개정사항이 있다. 첫째로 선거권 연령을 18세로 하향했다. 두번째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다. 사표를 줄이고 유권자의 의사를 충실히 반영하기 위해 비례대표 국회의원 의석 배분방식을 변경한 사항이다.

이번 선거법 개정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보다 많은 유권자의 투표참여가 필요하다. 나는 잠시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 선거일에 '코로나19로도 막을 수 없는 투표열기' 라는 제목의 기사들이 넘쳐나기를 …

이지영 인천시선거관리위원회 홍보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