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공포 조장하며 착취

 

▲ 탈(田) 쓴 사람(共)이 다르고(異), 가지(山)와 뿌리(而)의 끝(端)이 뻗는 모습. /그림=소헌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로 인하여 감염병 경보단계의 최고 등급에 해당하는 팬데믹(세계적 유행)을 선포했다. 특히 유럽은 과거 수천만 명까지 사망에 이르게 한 '흑사병'과 '스페인독감' 등 악몽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상점의 문을 닫는 것뿐 아니라 아예 외출을 금지하는 특별조치를 취했다고 하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 온다.

이제 우리는 한시름 놓아도 되겠다. 이 땅에는 '예배하는 순간 천국에서 신선한 공기를 내려오게' 하는 목사님도 계시고, '하나님도 자기한테 까불면 죽을' 정도의 능력 있는 목사님도 계시고, '예수의 영靈'이 임한 총회장님도 계시지 않는가? 그들은 "시련을 견딘 자들은 생명의 면류관을 얻으리라(야고보서)"는 성경말씀의 화신化身이 될 것이 틀림없다.

Corona(코로나)는 스페인어로 '왕관'이다. 멕시코의 한 성당에 세워진 성모聖母를 숭배하기 위해 만든 왕관에서 유래한다. 실제로 맥주회사인 '코로나 엑스트라'의 브랜드 로고는 왕관이다. 우연의 일치인가? 기독교에서 그토록 고대하는 '면류관'은 바로 제왕이 즉위 때 쓰는 왕관을 이르는 말이다.

두미이단(頭尾異端) 머리와 꼬리가 다르다. '소 대가리에 말 꼬리 달아 놓은 격'이라는 속담이 알맞다. 차림새가 어울리지 않아 보기에 망측함을 비유한다. 이단異端이란 끝(꼬리端)이 다르다(異)는 뜻으로서 ①정통에서 벗어나 이의를 세우는 학설이며 ②자기가 믿는 것 외에는 옳지 않다고 여기는 것이며 ③가톨릭으로부터 공인되지 않은 기독교파를 가리키며 ④유학을 제외한 제자백가 사상을 일컫는 말이다.



異 이 [다르다 / 기이하다 / 거역하다]


①異(이)의 부수는 田(밭 전)이다. 하지만 '밭'과는 관계가 없고 단지 모양을 취하여 '귀신탈'을 의미한다.

②갑골문에는 얼굴에 이상한 탈(田)을 쓰고 다리를 벌리고 서있는(共) 모습으로 그려져 있으니 일반 사람과는 다르게(異이) 보인다.


端 단 [끝 / 시초 / 바르다]


(끝 단)은 땅(一) 위로 가지(山) 끝이 뻗고, 땅속으로는 뿌리(而) 끝이 뻗어나가는 모습이다.

②나뭇잎이 제대로 서기(立립) 위해서는 가지(단)가 바르게 뻗어야 하는 데서, '바르다(端)'는 뜻도 나왔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Religion(종교)란 '신과 인간의 재결합'으로서 오직 예수를 통해서만 구원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그렇지 않은 것은 모두 異端이며 사이비似而非(겉은 닮았으나 속은 다름)로 치부한다. 당연히 잘못 되었다. 그들은 나약한 인간에게 '원죄'라는 굴레를 씌웠고, 종교사기꾼들은 기회를 틈타 다양한 수법으로 지옥 '공포'를 뿌려대며 재물을 착취하고 있다.

사람이 신神을 만들었는지 신이 사람을 만들었는지. 세계적으로 탈종교화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는데, 유독 한국에 이단과 사이비가 많을까? 종교의 본질은 신이 아닌 '사람'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것은 모두 이단異端이다. 이번 코로나19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사람편에 서지 않는 종교인들은 그렇게 원하는 '요단강'을 건너가게 될 것이다.

 

▲ 전성배 한문학자·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

 

 

 

 

 

/전성배 한문학자·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