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만들어 나누고 취약계층에 구호품 전하고

필터 교체형 제작 경로당 등 지원
무료 급식소 문 닫자 도시락 배부
다중이용시설 찾아가서 방역활동
환승역 열화상 감지기 모니터링도
▲ 박남춘 인천시장이 지난 6일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에서 적십자 봉사원들과 취약계층에게 전달할 구호품 키트를 제작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

 

▲ 지난 16일 인천시청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면 마스크 전달식'에서 박인서 균형발전정무부시장이 필터 교체형 면 마스크를 전년성 인천시자원봉사센터 이사장으로부터 전달받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


"인천시 확진환자 모범사례를 널리 알리고, 위험시설과 집단에 대한 시민 제보를 활성화하면서, 방역 물품과 장비 지원으로 자율 방역과 시민사회 자발적 참여를 강화해가고 있습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코로나19 수도권 공동방역대책회의'에 참석해 방역 3대 원칙을 강조했다.

인천시의 3대 원칙은 ▲정보의 투명한 공개 ▲시민 참여 강화 ▲수도권 공동 대응이다.

특히 박 시장은 "인천시의 방역 대책도 결국 시민 참여에 그 성패가 달렸다"며 "코로나19는 시민의 힘으로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달 가까이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고 있지만 시민 공동체 정신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마스크 배부 자율 방역, 감염병 대응 키트 제작 등 자원봉사도 각지에서 활기를 띠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는 '마스크 대란'을 불러왔다. 일상생활에서 마스크가 필수품으로 자리잡으면서 품귀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공적 배분에 나선 정부가 '마스크 5부제'까지 시행하고 있지만, 약국마다 줄지어 선 시민 발길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마스크 공급이 여전히 불안정한 가운데 인천에선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필터 교체용 면 마스크' 1만 개를 제작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은 면 마스크를 환경미화원과 노인요양시설 종사자에게 배부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직접 만든 '면 마스크' 취약계층 전달

인천시는 시 자원봉사센터, 미추홀구·연수구·부평구 등 3개 자치구 자원봉사센터와 지난 9일부터 마스크 제작에 나서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인천시 여성복지관, 여성의광장, 여성문화회관에서 봉사자들이 직접 만든 면 마스크는 세탁이 가능하고, 별도의 필터 주머니를 설치해 필터를 교체하면 계속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년성 시 자원봉사센터 이사장은 "자원봉사자들의 성숙한 시민 참여 활동은 국가적 재난 상황 때마다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는 데 큰 보탬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면 마스크를 전달받은 기관에서도 반기는 분위기다.

김만희 한국노인장애인요양기관협회 인천지부장은 "마스크 구입이 어려운 시기에 마스크를 직접 제작해 도움을 준 자원봉사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시설 종사자들에게 따뜻한 마음과 함께 잘 전달하겠다"고 했다.

앞서 남동구 자원봉사센터도 지난달 28일부터 마스크를 제작해 취약계층에게 전달하고 있다. 봉사자 10여명은 이달 말까지 면 마스크 3000개를 만들어 경로당 등지에 지원한다.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감염병 대응 구호품도 취약계층에게 전해졌다.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는 지난 6일 적십자 봉사원 4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마스크, 비상 식량, 소독제, 영양제 등으로 구성된 구호품 상자를 제작했다. 감염병 구호품 상자 1000개는 적십자와 결연을 맺은 취약계층 가구에 전달됐다. 이들은 자가격리자들을 위한 비상 식량 세트 100개도 준비했다.

적십자사가 내민 따뜻한 손길은 사회 전반으로 퍼져 가고 있다. 코로나19로 무료급식소가 폐쇄되자 적십자사는 도시락을 나누고 있다. 매주 월요일 250명을 대상으로 도시락이 배부된다. 지난 6일 구호품 상자 제작 현장에 방문한 박남춘 인천시장은 "이웃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는 수많은 인천시민들이 계시기에 늘 든든하다"고 말했다.

▲자율방역·안부전화 등 봉사 '다양화'

감염병을 극복하려는 자원봉사는 다양화하고 있다. 시와 군·구 자원봉사센터는 지난 9일부터 방역활동 지원 봉사자를 모집하고 있다. 2~3명이 한 조로 움직이는 방역 봉사는 하루에 40여명이 참여한다. 전통시장과 버스정류장, 공원, 놀이터, 경로당 등지를 돌며 방역 활동을 벌이는 것이다.

앞서 시는 지난 12일 재난관리기금 1874만원을 활용해 남동체육관 주차장에서 방역 물품을 배분했다.

군·구별로 우선 10일간 사용할 수 있는 멸균장갑, 방역복, 소독제, 분무기, 마스크 등이 마련됐다. 시는 "면역 취약지역과 다중이용시설에서 방역 자원봉사 활동을 벌여 지역사회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하철역 열화상 감지기 모니터링도 자원봉사자들의 참여로 운영되고 있다. 시는 지난달 말부터 주안역·검암역·인천시청역·계양역·부평역·부평구청역·원인재역 등 시내 주요 환승역에 열화상 감지기를 설치했다. 자원봉사자들은 감지기를 모니터링하며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의 발열 상태를 확인하고, 의심 증상이 발견되면 진료기관으로 안내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는 취약계층에게는 안부전화 봉사가 진행된다. 시 자원봉사센터는 홀로 집에 있는 노약자 등 재난약자의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취약계층 가구에 자원봉사자가 직접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고 상담하는 자원봉사를 벌이고 있다. '사랑의 집 가꾸기' 수혜 대상인 700여 가구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활동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아름다운 나눔을 실천하는 모든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드린다. 인천시도 더욱 철저하고, 세심한 대응으로 함께하겠다"며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자원봉사 활동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